응모한 대부분의 작품에서 신부님이나 수녀님 또는 묵주와 성경말씀이 주인공이나 구원의 상징으로 중요한 몫을 하고 있었다.
응모자에게 「가톨릭 문예」라는게 그만큼 심리적 제한이랄까 강박관념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심사에 임해서는 그랠래서가 아니라 저절로 자연스럽게 우선 문학이 되어있는 것이 돋보였고, 문학이 되어있는 걸 뽑아놓고 보니 역시 가톨릭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더라는 걸 차후의 응모작을 위해서도 꼭 밝혀두고 싶다.
우수작으로 뽑은 「등 뒤에서」중에도 신부님과 수녀님이 등장하기는 한다. 그러나 증오에서 사랑으로 어둠에서 빛으로 이끄는 정형화된 성직자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신부님은 자신의 취미생활을 위해 여자고등학교(가톨릭계통)의 수업시간 중 운동장에서 공기총을 쏘는 신부님으로 묘사돼있고 그 총소리가 특수한 마음의 상처를 가진 소녀를 얼마나 엄청난 공포로 몰고 가고 드디어는 파괴시키나를 보여줌으로써 교육현장에서의 폭력의 상징으로 삼고 있다. 일견 조금도 허물될게 없는 성직자의 취미생활이 어떻게 해서 특수한 개인에겐 폭력이 될 수 있나를 더울 설득력 있게 하기 위해 주인공인 교사의 국민학교 중고등학교시절의 회강이 적절히 삽입돼 있다.
주인공에게 추천서를 써주지 않았으면서도 가장 극정적인 스승으로 남아있는 대학교시절의 박 교수의 완고하면서도 당당한 태도와 교장수녀님과를 오버랩시킴으로써 그 고등학교자체를 부정하기를 피하고 있는 것도 호감이 갔다. 또 두 주인공(교사와 학생)이 교육자의 폭력에 혼신의 힘으로 저항하여 상처 입었을 때마다 나타나는 새의 환상도 허황되지 않고 적절했다.
우수작으로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門은 주인공이 세들어 살게 된 이상한 집 이야기이다. 그 집의 가족관계도 그렇고 집안에 사람이 있어도 각자 가지고 있는 열쇠로 문을 열어야지 절대로 집안에서 열어주지 않는 그 집의 이상한 법도도 그렇고 현실적으로 그런 집이 있을 것 같지가않다. 그런데 문은 실상은 우리 모두의 닫힌 마음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그 집 가장에게 열쇠대신 벨을 누르며 문 열라고 고함을 치게 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우리는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라는 성경말씀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말해두거니와 목적이 문학보다 앞에 나선 작품은 피했다. 문학의 본질과 관계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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