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얼마 안 있으면 여름방학이 된다. 빨리 방학이 되면 실컷 놀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불볕더위를 참는다.
나는 4학년이 끝나면 다른 도로 이사를 간다. 이곳보다도 더 넓고 좋은 집으로 간다는 기쁨보다는 정든 학교와 성당을 떠나야 한다는 섭섭한 마음이 더 크다.
그래서 나는 이번 방학을 잘 보내서 남은 2학기를 알차게 또 여러 사람에게 내가 좋은 아이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모범이 되고 2학기 새 반장 부반장을 도와 우리 반을 잘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또 방학 동안에는 규칙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그리고 성당에서는 복사를 더 열심히 하고 새벽미사도 잘나가고 기도를 열심히 할 것이다.
어쩌다 엄마께서 『저녁기도를 매일 잘하고 있지?』라고 물으실 때 마다 나는 『네』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그건 사실 거짓말이다. 엄마는 『기도를 하지 않는 죄에다 거짓말하는 죄까지 보태는구나』하시면서 웃으신다.
그럴 때마다 나는 오늘 당장이라도 기도를 하자고 결심을 하지만 밤이 되면 일기 쓰고 잠자기에 바쁘다. 그러므로 바쁘지 않은 방학을 이용하여 차분히 기도하는 습관을 길러야겠다.
그리고 18일부터 20일까지 우리성당에서 여름성경학교가 있다. 그때에 전부터 성당에 나오고 싶어 했던 원이와 중미언니를 데리고 가서 성당에 다니게 하고 싶다.
내가 지금까지 써놓은 이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면 이번 방학은 무척 알차고 뜻 깊을 것이다.
오수정<서울고덕동본당ㆍ국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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