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우암 2동에 있는「사랑의 선교회」에서 생활하는 나는 오늘 겨우내 움츠렸던 마음을 풀려는 듯 설레는 마음으로 여섯명의 가족들과 함께 봄나들이를 했다. 이곳을 가끔씩 찾아오시는 자매님이 2주전 쯤 우리를 자기 집으로 초대하셨던 것이다.
우리는 초대에 응할까 말까 무척 망설이던 끝에 결정했는데, 막상 결정하고는 약속 날짜가 너무 지리한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건강한 이 같으면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가고 오지만 우리 같은 이가 멀리간다는 것이 얼마나 마음 설레는 일인지 아무도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바깥 구경도 잘 못하는 우리를 그 누가 한 가족처럼 따뜻한 포용심과 관심을 갖고 마음을 녹여줄수 있을 것인가.
ㄱ 자매님이야말로 얼어붙은 강물이 녹듯이 우리네 마음을 활짝 녹여주셨다.
꽃샘 추위로 영하의 날씨지만 우리 중 그 누구도 추워 움츠린 이가 없었다.
그것은 모든 이가 우리를 마음까지 불구자로 취급하고 동정하고 있지만, 이 자매님은 우리와 의형제를 맺으시기까지 사랑을 보여주셨기 때문이었다. 무척 고마왔다.
남을 두고 이렇다 저렇다 할 수 없고, 더군다나 우리에게 관심을 가져 찾아주기까지 하는 이가 고맙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정말 우리마음을 찢어놓는 이도 더러 있었으니 말이다.
남 보기에 흉측한 모습으로 보일런지 모르지만 우리도 사람으로 태어났고 사람으로 존재하는데 ㄱ 자매님으로부터는 정말 다른 이에게 쉽게 받아보지 못한 대접을 오늘 받았던 것이다.
ㄱ 자매님은 우리를 예수님의 사랑으로 감싸주셨던 것이다. 그저 예수님에 대한 사랑 때문에 우리를 한 가족처럼 한 식탁에서 먹고 마시고 호흡하며 추운 날씨에 따뜻한 입김과 격려를 하며 보살피셨다.
이 보잘것없는 우리에게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바라고 그런 어려운 일을 시도했을까?
ㄱ 자매님은 우리를 사랑하기에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기까지의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셨던 것이다.
우리들은 오늘 우리가 안고 있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모두 저 푸른 창공으로 훨훨 날려버렸다.
우리를 태운 작은 버스도 우리의 마음을 알고 있는듯, 길다란 도시 고속도로 위를 이 세상 끝까지 달려가듯 질주해나갔다. 마음이 경쾌했다. 콧노래도 흥얼거리곤 했다. 참으로 오늘은 멋진 외출, 분홍빛 외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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