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혔던 봇물처럼 터져 나온 한반도의 통일문제가 최근 남ㆍ북 국회회담 개최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불과 수개월 사이의 변화치곤 놀라운 속도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희망적인 미래를 점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게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다. 몇 가지 전제가 버티고 있고 넘어야할 산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지난 85년의 남ㆍ북 국회회담이 86년 북한측의 일방적인 중단으로 불발로 끝난 경험도 우리에겐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최근 북측의 시선내용과 국회회담은「앞이 탁 트인 길」이 아님은 분명하다.
다행히 지난달 27일 4당이 합의한 대(對)북한회신문의 기본원칙이『국회회담을 제의한 북한측의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북측의 제의를 긍정적으로 받아 들인다』는 것으로 압축돼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우리측의 능동적입장이 드러나 보이고 있다. 북측이 트집이나 흠을 잡지 못할 만큼의 포용력 있는 자세로 대(對)북한 대화 자리에 나가겠다는 의지가 아닐 수 없다. 가능한 한 모든 걸림돌을 배제하겠다는 우리측의 큰 변화가 회담성사의 중요한 열쇠가 되기를 아마 우리 모든 국민은 바라고 있을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속에서 우리 교회는 평화통일 문제를 향한 교회의 자세를 다시 한 번 재무장할 필요가 있다. 통일을 향한 접근이 현재 정치권은 물론 사회ㆍ문화권으로 확대되고 있는 전망 속에서 본다면 교회와 종교인들의 역할, 책임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얼마 전 출범한「통일사목연구소」와 더불어 주교회의 북한선교위원회, 그리고 교회는 기도운동과 연구 작업을 통해 북녘 땅이라는 토양위에 새로운 씨 뿌림의 준비를 서둘러야 마땅하다.
평화통일에 관한한 우리교회의 입장은 정부차원에서보다 더 걸림돌이 없어야 할 것이다. 민족일치를 저해할 수 있는 제반요소를 극복하고 민족화해를 향한 사목적 방향을 제시하는 가운데 북한교회의 재건에 대한 꿈을 구체화시키는데 전교회적인 힘을 쏟아야 하겠다.
특히 우리 교회는 내년에 세계성체대회를 개최하도록 되어있다. 이미 어떤 분야에서든 준비단계에서 논의가 있었으리라 생각되지만 이번 성체대회 기간중 우리교회는 북한교회 신자들을 초청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한다는 것이 뜻있는 이들의 생각이다.
나눔과 일치의 성사인 성체성사의 신비를 삶속에서 구현하고자하는 세계성체대회에 북한(교회)의 신자들이 함께 할 수 있다면…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찬 흥분이 아닐 수 없다.
어쩔 수 없다는 속단으로 우리끼리 만의 성체대회가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도하면서 형식적이고 의도적이든, 북한신자들과 함께하는 성체대회가 되도록 준비위원회에 촉구하고자 한다.
여기엔 성체 안에서의 만남, 그것이 우리민족의 일치를 향해가는 작은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굳센 믿음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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