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사랑은 무한하며 모든 사람들에게 있다.
그러한 하느님의 사랑이 내 마음속에도 있지만, 그 사랑의 표시가 내 마음속 깊이 들어왔던 때가 있었다. 그때는 아주 순간적인 것이었고, 그, 순간의 내 마음은 아주 평화로 왔다. 지금 그 순간을 되살려 생각해 보련다.
지금으로부터 약 3년 전, 그러니까 내가 3학년 때였다. 그 때는 과천에 살았었고, 파티마의 성모 가정수례기도도 열심히 다녔던 때였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엄마와 내가 단 둘이서 저녁기도를 하고 있었다. 너무나도 고요했다. 그것 때문이었던지 나는 십자가만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 때 갑자기 귓속에서 아득히「아가다야!」하는 부드러운 소리가 들려왔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단지 예수 성심상 만이 내 가슴 속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기도가 끝나자 나는 움찔하며 엄마를 보았다. 나의 작은 가슴에 들어간 예수 성심상의 이야기를 해드렸다. 엄마께서는 『예수님께서 너에게 사랑을 주셨구나』라고 대답해주셨다. 나는 그 때, 한번도 맛보지 못한 커다란 기쁨을 맛 볼 수 있었다.
그 이후로 언제나 사랑하려고 힘쓴 것은 당연한 사실이었다. 어려움이 닥칠 때에는 언제나 그 일을 되새겨보며 그 어려움을 이겨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를수록 내 마음속의 사랑은 자꾸자꾸 커갔다.
그로부터 몇 년이 흐른 지금, 하느님의 사랑을 더욱더 잘 실천하기 위해 젠모임에 들어가 나도 한사람의 젠이 되었다. 이렇게 사랑의 생활 속에서 살아가는 동안 어려움에도 부딪혔다. 아빠가 전주로 발령이 나셔서 전주에 내려가신 것이다. 그 곳 작은 아빠 댁에서 출근하신다. 그래서 3주일 정도에 한 번씩 오신다. 그 3주일이 얼마나 길게 느껴지는지 모른다. 아빠와 떨어져 사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다. 그래도 언제나 그 일을 떠올리며 살아간다. 아빠가 빨리 돌아오시도록 기도드릴 때도 있다.
젠모임을 하면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왜 빨리 젠을 알지 못하였나하고 후회를 하기도 했다.
젠모임에 참가를 하니 한층 더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동생에게 무엇을 사주는 것도 아깝지 않고, 미워하던 친구도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나에게는 정말 원수같이 미워하던 아이가 있었다. 그래도 내색할 수 없었던 것은 뭔지……. 어쨋든 그 아이는 성당도 재미로만 다니고, 하느님을 믿지 않았다. 또, 아이들까지도 차별대우를 하고, 잘 못하는 것도 잘하는 것처럼 으스댔다. 그야말로 눈의 가시였다. 그런데도 우리는 내색하지 못하고 수근거리기만 하였다.
이런 아이이니 미워할 것도 당연하지만, 이제는 글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사랑해주어야겠다. 이것이야말로 예수님의「원수를 사랑하라」라는 말씀을 행하는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해본다.
앞으로는 더욱 더 사랑 속에서 착하게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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