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으로서의 교육」을 부르짖던 브라멜드도, 「지식은 곧 힘이다」라고 한 베이컨도, 그것만이 치솟을 때 오는 부작용을 예견하지 못했다고 하는 생각이 문득 드는 때가 바로 요즈음이다. 옛날에 비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상급학교에 진학할 뿐 아니라 실제로 고학력의 시대가 되었다. 브라멜드나 베니컨이 사용했던「힘」이란 말이 무도덕이나 비도덕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 극히 도덕적인 것만을 위하여 개발하고 응용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그 힘을 증대시키고 길러내기 위하여 도우고 촉진하는 사람들이 도움을 받는측에 의하여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꼴이 정말 한스럽다. 몇 주 전부터 MBC-TV에서 방영되고 있는 미니시리즈에서 교수를 사기꾼의 하수인으로, 그것도 함부로 이렇게 저렇게 대하는 대목이 나오는가 하면, 이제는 연극이 아닌 실제로 학생이 교수에게「살찐돼지」「XX XXX놈」등 원색적인 욕설을 맞대고 했다는 신문보도를 보고 아연실색치 않을 수 없었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직업이 있다. 그러나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의 뜻은 생계수단으로서의 의미보다도 나름대로 사회기능의 일부를 분담하고 있다는 면을 강조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런 점에서 교직을 성직이라고 하는 것이다. 성직으로서의 명예를 회복하려는 것 보다 우선 본래의 기능이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게라도 되어야 한다는 지경까지 되었다는 개탄의 고리가 자자하니 퍽이나 걱정스러운 일이다.
체제에 교사의 자질과 역할 그리고 그들이 갖고 있어야할 권리가 어떠해야 하며 본래의 자리를 찾기 위하여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처방에 앞서 지적한바 우려 점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몇 가지 점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Pullia는 그의 저서「교사의 다면성」이라는 책에서『교사는 안내자, 가르치는 자, 탐색자, 상담자, 깨우쳐주는 자, 과업을 되풀이 해주는 자, 창조자, 권위자, 비전을 제시해주는 자, 설화자, 조언자, 학생으로 하여금 현실을 직면케 해 주는 자, 그리고 평가자』라고 열네 가지의 규범적 역할을 제시했다. 이것이 모두 인간인 피교육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므로 생산 공장에서 기계의 부품을 제작 생산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생산품은 실수로 제작이 잘못되었으면 폐기하고 재제작하면 된다. 아니면 헐값으로 처리하면 된다.
그러나 그 자체에 고유한 인격과 1회성이라고 하는 시간의 제약 속에 살고 있는 존재인 사람의 경우에는 그럴 수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사는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하여 다른 어떤 직행하기 위하여 다른 어떤 직종과도 비교할 수 없는 자질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그것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그것이 유지 발전되기 위하여는 제반 여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행동의 도덕적 수준은 높이 요구하면서 상대적으로 체면을 손상케 하는 일들이 횡행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 등이 한가지예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교사가 갖추어야 할 자질만으로 그 역할수행이 불가능한 것이 요즈음의 세상이다. 그러나 기본적인 자질이 갖추어지지 않은 때는 여건이 조성된다하더라도 그 기능수행이 또 불가하게 된다.
교사로서의 자질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즉, 인간적 자질과 전문적 자질이다.
인간적인 면에서 요구되는 것은 첫째 바른 교육관, 인생관, 사회관, 국가관을 가져야한다. 둘째 인간을 존경하고 접촉을 즐거워해야 한다. 셋째 교육적 사명감에 불타야하며, 넷째 설명력 분석력 종합력을 가져야할 뿐 아니라 깊은 이해력과 수용력이 있어야한다. 다섯째 튼튼한 몸과 건전한 정신 그리고 변화된 상황에 수시로 적응할 수 있는 개성적 특성과 특질, 나아가서는 도덕적 생활이 가능해야 한다.
전문적인 자질로서 첫째 교육이념에 대한 전문적 이해를 가져야하며 둘째 피교육자들에 대한 심리 사회적 특성의 이해, 그들의 역사적 문화적 의미를 파악해야한다. 둘째 교육 내용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다. 셋째 가치의 선택과 결정과조직의 능력이 요구된다. 넷째 교육의 사회적 기능에 따른 요구를 충족할 기능, 다섯째 교육의 과정을 수행하는 전문적 기능 등을 들 수 있다.
따라서 교사에게 요구되는 실천윤리로서 사랑과 신뢰의 윤리, 성실과 창조의 윤리, 협동과 봉사의 윤리 등으로 불리 우는 광범위한 생활의 규준이 엄하게 누르고 있다. 물론 이것이 어떤 직종에서 생활을 하는 사람에게도 넓게는 적용된다. 이것을 멍에라고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는데 있어서의 도리로서 능동적으로 수요해야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그 수행과정에서 갖가지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인데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내외적 조건이 부합되는 것이 교권을 회복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이다.
내적인 면에 대하여는 교사의 자질을 논의할 때 살펴 본 것으로 하고 외적인 측면에 대하여 몇 가지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 교육은 정치로부터 보호받아야 하고 그 독자성을 지녀야 한다. 정치가나 사상가는 교사에 의하여 교육을 받았지만은 그들이 실천하는 정치적 활동이 교육의 독자성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뿐만 아니라 학교라는 교육의 도장이 특정정치인들의 선전장으로부터 보호 되어야한다.
둘째, 교사의 사회 경제적 지위는 상대적으로 향상되어야한다. 학부모들의 타산적 협동에 본의 아니게 휘말려 교육자로서의 상처를 받게 되는 사례가 없어야 한다.
셋째, 전문직으로서 자체직능수행과정의 직업윤리를 지켜야한다.
넷째, 교육력의 강화를 위하여 교사의 윤리적 지위를 향상시켜야 한다.
다섯째, 학교운영의 시행착오나 특정한 개인의 편협 된 운영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사가 교육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가 될 때 그 참여적 활동에 책임을 지게 된다.
「힘으로서의 교육」이 교사가 스승으로 여겨지고 제자가 자식으로 보일 때 그것이 도덕적인 것을 위하여 개발되고 응용될 것이다. 교사에게는 배반자의 쌀쌀한 얼굴도 마다 않으신 그리스도의 친절을, 그리고 학생들에게는 팥으로 콩죽을 쑨다 해도 믿는 믿음과 겸손이 있을 때 참스승과 제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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