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에서 열편을 본인의 손에 넘겨주었었다. 신문사측에선『이 열편은 미리 심사를 거친 것으로서 신앙체험과 그 내용이 그런대로 괜찮은 것들로 문학적 표현을 살펴보고 1, 2, 3등 세편을 뽑아줄 것』을 요청했다.
우선 열 편 가운데 다섯 편을 먼저 골라내고, 남은 다섯 편에서 다시 세편을 택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막상 열편을 다 읽고서, 선별되어 남은 것이 다섯 편이 아니라 세 편이었다. 그리고 세 편의 등수를 차례 잡는데 하루가 걸렸었다.
문학적인 견지에서 문장의 구성이나 언어의 표현력은 성소를 주제로 한「나의 길을 비추신 성모님」과 일기 또는 편지글 형식의「골롬바에게 보낸 편지」가 삶의 역정을 주로 얘기한「주님께서 부르시던 날」보다 뛰어난 편이었다. 그런데도「주님께서 부르시던 날」을 1등으로 한 사유는 신앙수기로서 그 체험이 절실ㆍ절박했다는 점과 단순ㆍ소박한 자기류의 호소력 있는 말로써 글을 쓰고 엮어나갔다는 점을 높이 산데 있다.
문학적 표현으로서나 철자법까지 미숙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인간을 절말 어린 고뇌와 죄악의 상태에서 은혜로이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뜻과 힘을 이 작품에서 볼 수 있었다. 이 작품에서 또한, 자기 위주의 과장이나 자랑보다도 하느님께서 뜻하시고 일하시는 그 주도권을 인정하는 태도를 볼 수 있었고, 그게 무척 호감을 주었다. 그래서 이충근(요셉)의 수기가 3등이 될 번하다가 선자의 고심과 더불어 마지막 결단으로써-이 1등상을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이라고 여기면서-1등으로 올리게 된 것이다.
「나의 길을…」(이명자ㆍ마리안나)은 단정한 언어의 선택과 전달력 뿐 아니라, 성소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개종문제를 다루었음에 유의하여 2등으로 뽑게 되었다. 3등의「골롬바에게…」(이덕정ㆍ미카엘)는 일기 또는 편지 형식을 무리하지 않게 잘 구사하였으며, 건전한 신심과 부부애를 보여주었다.
끝으로 몇 가지 제 나름대로의 생각을 덧붙여본다.
1, 신앙수기에서 너무 자기위주의 도취나 일방적인 광신을 내보이는 것은 삼가야 할 것이다.
2, 우리 신앙인들은 누구나 스스로의 신앙수기를 한편씩 써보면 참 유익할 것이다.
3, 우리교회의 공식적인 용어를 잘 익혀 사용하자는 것이다. 예로써 하느님(○) 하나님(X)/가톨릭(○) 카톨릭(X)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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