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젊었을 때부터 천주교신자였던 관계로 나는 어려서 세례명을 얻었다. 아기였을 때의 나는 엄마 등에서 교회를 다녔고, 애들이었을 때는 엄마 따라 멋모르고 교회를 다녔고, 어린 시절에는 엄마말씀 때문에 친구와의 놀이를 포기하고 억지로 다녔고, 중학시절에는 친구 따라 재미로 다녔다.
토요일에 학생미사 레지오 등이 있어서 5시에 시작하면 적어도 7시30분까지 소요된다. 그러면 늦어도 미사시작 30분전까지 가야하므로 학생미사 레지오 등을 위해 소요되는 시간이 약 3시간 정도이다. 그리고 일요일에는 학생회와 성당청소가 있고 그것을 위한 시간은 짧아야 2시간이다.
그리고 무슨 행사라도 있으면 하루 종일 성당에서 지내는 적도 적지 않았다. 요즘시대는 웬만큼 공부해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시대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인문계 고등학교에 들어온 이상 나는 사회적으로 인정받기위해 토요일ㆍ일요일도 평일과 구별이 없어야만했다. 어쩌면 평일에 열심히 하지 못했기 때문에 주말까지 그것이 연장돼야했는지도 모른다. 특히 일요일 날 성당에 가려고 도서관에서 나올 때 내주위의 친구들이 열심히 공부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갈등이 생겼다. 때로는 공부를 하지 못한 초조함 때문에 몇 주일씩 성당에 나가지 못했던 일도 있었다. 드디어 교회에서의 시간을 줄이기 위해 레지오에서 탈퇴하기로 마음먹었지만 그 마음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이었던가 하는 것은 수녀님의 감동적인 말씀을 듣고 깨달았다. 그러나 성당에 갈 시간만 되면 그런 어리석은 생각이 나도 모르게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우리의 수련회와 피정을 거치면서 나는 나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 나는 학생이기 전에 인간이다. 나는 모든 것이 불완전한 한 인간일 뿐이다.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불완전한 인간. 공부만 잘한다고 해서 인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우선 인간다운 인간이 되어야 한다.
서로를 사랑하며 양보하며 희생하라. 그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이다. 지난날 나는 그렇게 방황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김미숙<충북 음성본당ㆍ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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