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와 교회의 해를 맞아 성체에 대한 우리의 보다 큰 존경과 신심을 위해 그 옛날 멀리 북간도에서 있었던 일을 한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1990년경 북간도에는 한국인 마을이 생겨났고, 큰 도시도 몇 군데 있어서 그 일대는 순 한국풍이였다.
그런데 당시 북간도에는 마적들의 행패와 탈취 사건이 잇달아 일어났다. 마적들은 수십명씩 떼를 지어 돌아다니며 비호처럼 부잣집을 습격하곤 하였다.
어느 날 마적들은 성당에서 미사 때 사용하는 도구가 순금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엉터리 소문을 듣고 성당을 습격하였다. 그들은 신부님을 구타하고 결박해 놓은 다음 도끼로 감실을 부수고 성작과 성반을 꺼냈다.
마적 두목은 성반 안에 들어있는 제병을 마루 바닥에 쏟아버리고, 탈취한 물건과 결박한 신부님을 끌고 가버렸다.
그 후 어느날 마적들로부터 신부님의 몸값을 요구하는 편지가 성당으로 배달되었다. 신자들은 신부님을 구출하기 위해 요구한 돈을 모금해 마적들이 기다리는 장소로 떠났다. 그런데 가던 도중 그만 강도를 만나 모조리 털리고 말았다. 신자들은 안타까운 심정으로 기도에만 전념할 수밖에 없었는데, 어느 날 마적단에 끌려가신 신부님이 몹시 초췌한 모습으로 본당으로 돌아 오셨다.
하느님께서 마적 두목을 벌하신 것이다. 신부님을 끌고 간 이후 마적 두목은 갑자기 손발이 붓고 빨갛게 열이 오르며 몹시 고통을 받다가 결국 손발이 썩어 죽고 말았다.
두목이 죽자 그 자리를 쟁탈하기 위해 마적들 서로가 싸움이 치열했는데 신부님은 그 틈을 타서 구사일생으로 도망쳐 온 것이다.
신부님은 두목이 썩어 죽게 된 것은 그리스도의 몸인 성체를 모독한 죄의 벌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일이 있은 후 북간도의 교우들은 성체께 대한 존경심이 한층 더 높아졌고, 혹시라도 모령성체 할까 두려워 영성체 준비에 온갖 정성을 다짐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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