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승천대축일인 8월 15일로 특별성년으로 선포된 성모성년이 폐막된다. 각교구와 본당ㆍ단체들은 성모성년이 폐막되는 이번주간을 기해 성모성년을 마무리하는 각종 행사를 개최, 분추한 일정을 보내고 있는 모양이다.
지난해 6월 7일 성신강림대축일을 기해 선포된 성모성년은 이번 8월 15일 폐막으로 꼭 14개월 동안 지속된 셈이 된다. 그 14개월간 한국교회는 성모마리아의 모범을 따라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일련의 노력들을 통해 성모성년을 의미 있게 보내는데 앞장서왔다. 특히 성모마리아의 신심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단체들의 경우 기도운동과 순례, 교육 등을 통해 성모성년의 분위기를 확산시키는데 큰 몫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성모성년은 한국교회 신자저변에까지 그 의미가 폭넓게 전달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성모성년이 선포된 그 본래의 취지가 한국교회 전체에 깊숙이 뿌리내리지 못했다는 말이다.
많은 신자들 사이에서 아직 성모성년의 진정한 의미가 정확히 이해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성모성년의 개막과 폐막소식조차 생소하게 받아들여지는 현상이 바로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또한 성모성년 폐막이 임박했던 지난 7월부터 전국의 순례지정성당에 신자들이 한꺼번에 몰렸던 현상은 아직도 많은 신자들이 성모성년의 의미를 전대사를 받는 것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구세주 강생 2천년대를 준비하기위해 선포된 성모성년은 성모마리아의 모범을 따라 살고 그 신심을 본받는 것을 핵심내용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성모성년기간 동안 우리 교회와 신자들은 성모영보에서부터 그리스도의 십자가상의 죽음에 이루기까지 드러나고 있는 성모마리아의 모범적 삶을 바로 우리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여 살아가고자하는 다짐의 계기가 되는 것이 마땅하다 하겠다.
성모마리아의 삶을 우리의 삶으로 승화시키지 못했다는 의미에서 볼 때 이번 성모성년의 폐막은 상당한 아쉬움을 남길 수밖에 없다. 때문에 우리교회는 성모성년의 폐막을 폐막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가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다. 이제부터라도 성모성년의 진정한 의미가 각자의 삶속에서 되살아날 수 있도록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강생 2천년을 바로눈앞에 두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 교회는 구원의 역사 안에서의 성모님의 역할을 통해 그 삶과 신앙을 본받음으로써 성숙한 교회로 힘찬 발걸음을 내딛어야 마땅하다.
성모승천대축일에 맞는 성모성년폐막이 새로운 교회의 탄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다시 한 번 성모성년을 살기위해 모든 노력을 집약시킬 필요가 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