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은 대가족으로 아버님의 형제분은 모두 10남매입니다. 저희 집은 할아버님께서 제가 태어나기 오래전부터 절에 다니셨기 때문에 큰아버님 식구들은 물론 저희 부모님들도 절에 나가고 계십니다. 하지만, 작은아버지와 삼촌들은 모두 성당에 나가고 있답니다.
저희는 많은 식구에 비하여 큰 소란이나 다툼이 없답니다. 왜냐하면 할아버님 뜻에 따르기 때문이지요. 더러는 손해가 되더라도 서로 이해와 화합으로 할아버님을 모시기 때문입니다.
많은 손님을 맞으시는 어머님이 마냥 애처롭게 느껴질 때가 많지만 지금같이 화목할 수 있는 것은 어머님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희 어머님께서는 성당에 나가고 싶어 하시지만 할아버님 뜻에 따라 절에 나가고 계십니다. 이것은 저희에게 순종을 가르치시는 것입니다. 저마다 개개인의 이상과 뜻대로 한다면 아무리 큰 덩어리더라도 산산조각이 날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 집은 다르답니다. 종교와 뜻은 다르지만 자신의 이익과 자신의 생각을 조금씩 양보함으로써 현실에 순응하니까요.
우리는 윗사람을 받들고 밑으로는 우리 어린사람들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며 양보와 이해로 화합하여 밝은 미래사회에 헌신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간절히 천주님께 빌어 봅니다.
황인호<충남 금산본당ㆍ중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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