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일의 장수 마을인 에콰도르의 빌카밤바 계곡 사람들에게 오래 사는 비결을 물어보면「태양과 함께 일어나고 태양과 함께 잠을 잔다」는 아주 간단한 대답을 듣게 된다. 세계의 3대 장수마을인 소련의 코카사스 산록이나 히말라야 산록인 훈저지방, 그리고 빌카밤바, 이 세 마을은 서로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것은 이곳 주민들이 모두다 자연에 잘 순응하면서 살고 있다는 것이고 농경생활, 낮은 칼로리의 음식, 그리고 많은 노동을 하면서 살고 있다는 참 재미있고 흥미로운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 선정해본 20개 장수마을도 다 이와 비슷하고, 이중에서도 가장 많이 모여 있는 지리산의 9개 마을도 다 이 조건들과 맞아 떨어진다.
이곳 안동을 비롯한 경북북부지방도 산이 많고 골이 깊어 장수하기에 알맞은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들에 나가보면 나이 많은 노인들이 농사짓고 있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고추농사로 유명한 영양ㆍ청송의 산골마을에는 소나 경운기로 경작을 할 수 없는 지독한 비탈 밭이 많이 있는데 그럴 땐 할 수 없이 사람이 소 대신에 쟁기를 끌게 된다.
앞에 선 할머니는 어깨에 줄을 메고 소 대신 쟁기를 끌게 되고 뒤에 선 할아버지는 마치 소를 몰듯 밭을 갈아엎는다.
그런데 이때 줄은 팽팽하게 잡아 당겨졌다가 축-늘어지고 또 늘어졌다가는 다시 팽팽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팽-하고 줄이 잡아 당겨질 때는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사랑하는 순간이고 줄이 축 늘어질 때는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지극히 아끼는 순간이라 한다. 뒤에선 영감이 안쓰러워, 있는 힘을 다하여 잡아끌면 줄이 팽팽해지고 반대로 앞에선 늙은 아낙이 애처로워 힘껏 쟁기를 내밀면 줄이 정에 겨워 축 늘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바로「사랑의 줄 당기기」를 하는 셈이다. 이러한 사랑의 순간들이 모여질 때 아무리 몸이 힘들고 괴롭더라도 아무것도 가진게 없다할지라도 마음만은 넉넉하고 여유로워져서, 온 세상을 다 가진 듯이 유유자적 살수가 있게 된다.
이런데 어찌 오래 살지 않을 수 있을건가?
이 이치는 어찌 밭가는 노부부만의 이야기일수 있을건가?
오래살고 싶거든, 그것도 사는 것 같이 사로 싶거든 시골로 내려오라!
특별히 정년을 맞은 교회의 일꾼들은 이런 시골에 내려와 자연에 안겨 살면서 하느님 품에 안길 준비를 하도록 하자. 맡겨진 재능과 일손을 남김없이 이 땅에 되돌려 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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