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득하게 여겨지던 서울 올림픽이 보름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서울올림픽은 81년 개최 결정 당시부터 현실적인 여건의 어려움 등 난제가 산적해 있었다. 그 난제들은 준비 시기였던 지난 8년여 동안 줄곧 서울 올림픽 개최를 위협해왔다. 개막일이 코앞으로 다가선 지금까지도 서울 올림픽 개최거부의 분위기는 사회 일각에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다.
민주화가 아직도 진행 중에 있고 절대 빈곤층이 상당수에 달하고 있는 현실, 그리고 민족 간의 화합이 전제되지 않으니 올림픽이 남북간의 분단을 오히려 고착시키는 동기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의 난제 속엔 포함돼있다.
그러나 이제 우리에겐 그러한 난제들을 풀어낼 시간적인 여유가 없게 됐다.
아쉬움과 안타까움 속에서도 서울올림픽의 성공적인개최를 위해 모두의 마음을 모을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특히 이번올림픽은 이념적인 갈등을 딛고 모처럼 동ㆍ서가 한자리에 모이는 뜻 깊은 올림픽으로 마련되고 있지 않은가.
우리의 염원과 안타까움이 이번 서울올림픽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가운데 세계인의 평화축제 서울 올림픽이 진정한 화해ㆍ일치의계기가 되도록 모든 노력을 집약시키는 일이 시급하다.
이 노력 속에는 교회의 참여가 포함되는 것이 마땅하다. 사실, 우리교회는 올림픽유치에서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거의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해왔다. 올림픽을 지원하는 공식적인 태도표명조차 거의 없었던게 사실이다. 올림픽개최에 문제가 있다는 올림픽 자체를 무시하거나 부정하기보다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입장에 서는 것이 교회가 취할 태도가 아닌가싶다.
올림픽은 민족의 축제이자 전인류가 평화 속에 만나는 모든 인류의 평화의 대제전이다. 어차피 떨어진 「발등의 불」을「강 건너 불 보듯」모른척해서는 안될 일이다. 올림픽준비과정에서부터 드러나는 문제해결에 교회가 앞장섰더라면 서울올림픽은 우리 민족의 보다 참된 일치와 화해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냉담한 교회의 입장 속에서도 교회는 현재 신자선수들을 위해 마련된 종교관운영을 위해 성직수도자 평신도등 40여명의 봉사자를 파견, 실질적인 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가톨릭 여성연합회가 중심이 되어 2백50명의 여성신자들이 선수촌 숙소 자원봉사를 맡고 나선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서울올림픽에 즈음한 메시지를 발표, 『서울올림픽을 통해 전 인류는 모든 차별의식ㆍ경쟁심ㆍ증오심을 버리고 일치와 형제애의 참된 정신으로 하나 되길 기원한다.』고 밝힌바있다. 또한 김 추기경도 8월 15일 성모성년폐막 메시지를 통해『이 축제가 참으로 남과 북이 만나는 화해와 일체의 계기가 되기를』기원한바있다.
서울올림픽이 전 인류가 하나 되는 평화의 대제전이 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일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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