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성당이 건립중이라고 한다. 그것도 시작이아니라 완공단계에 와있다는 것이다. 당초 9월 9일 축성식이 공사의 진척이 늦어져 한두 달 정도 연기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참으로 금석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북한 땅에 성당이 건립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하다. 성당 축성식에는 한국교회의 고위 성직자가 초청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초청을 받으면 방문이 성사될 것으로 보여 진다.
8ㆍ15해방과 함께 우리의 조국은 남북으로 분단됐고 그 한쪽인 북한 땅은 공산화로 인해 수많은 성직 수도자 평신도가 순교하고「침묵의 교회」기 되어버린 지 40여년이나 경과되었다.
1948년 공산정권 수립 후 교회와 수도원 건물 등을 몰수하고 1년 미만에 단 한명의 성직자도 살아남지 못한게 한 것이 북한 공산정권이다. 따라서 늦어도 금년 안에는 축성될 것으로 보이는 평양의 성당건립은 처음일수가 없는 것이다. 단지 북한공산정권 수립이후 처음이라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감정적으로 말하자면 해방 전 건립된 수많은 성당ㆍ수도원ㆍ학교 등 건물은 어떻게 해놓고, 평양에 첫 성당건물을 짓느라 야단법석이냐고 힐난하고픈 심정이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우리는 그러한 문제에 연연할 수만 없다. 그리고 무조건 흥분하고 기대감에 부풀어 있을 수도 없다. 냉정히 사태의 진전을 주시하면서 크리스찬의 정신으로 도우면서 북한 땅에 복음의 씨앗이 다시 뿌리내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우리는 한국교회의 성장발전이 1백년 동안 뿌려진 순교자의 거룩한 피에 의한 것으로 믿고 있다. 그렇다면 공산화후 북한 땅에서 짧은 기간 동안 뿌려진 수많은 순교자의 피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임을 새삼 굳게 믿게 되는 것이다.
북한의 새로운 성당건립에 희망을 가지면서도 그들에게 이용당하지 않을까 다소간 염려하고 있다. 김수환 추기경도 최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지난 6월 결성된 북한의 가톨릭신도협회가 북한정부의 산하 단체적 성격이겠지만 약간의 이용을 당한다 하더라도 감내하고 적극적으로 접촉할 용의가 있다고 피력한바있다.
북한당국이 아무리 종교를 이용하여 그들의 이득을 구하려한다 하더라도 하느님의 섭리와 순교자들의 희생을 우리가 믿고 따른다면 반드시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평양의 성당건립과 예배당 건립보도내용을 종합해보면 성당건립은 10월이나 11월중 축성식을 가질 것이라는 것이 전부인데 비해 개신교의 예배당 건립은 장소 축성일 건물규모 수용규모 등이 명확하여 대조를 보이고 있다.
물론 바티칸이 주도권을 잡고 있기 때문임을 모르는바 아니지만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가급적 신속 정확히 알리는 개방성도 필요하다. 여기에는 정부당국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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