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 풀리는 팔당으로 간다
뚝 아래 은구슬 띠를 두르고
목덜미부터 노여움 벗는 강물을 본다
속도 제한 표지판이
어눌한 눈발 끼고
한 덩이 弔燈으로
떴다간 잠기는 강변도로
철책 옆 통나무 의자에서
아픈 몸 추스르던 겨울 상주가
나 어린 길손 손 흔들고 등 돌린다
무릎 걸음으로
산 능선 질러온 물새에게
시위 누그러뜨린 바람
동그라미 손신호 하면
흰죽지오리새, 너도 잠 깨어나라
한 떨기 샛별이거나
생채기에 가시관 쓰고라도
수초 줄기 피는 물가로 노저어오라
못다꾼 꿈 제비꽃 피우고
눈웃음은 스물 하나 볼멘 종소리 되어
누리 향해 봄비의 사랑되라 몸부림치는
강물을 본다.
※다시 부활절에 故 박종철 군의 죽음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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