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남녀가 서로 애타게 그리워하며 떨어져 살다가 일 년에 단 한번 만나게 된다고 하자. 그 심정은 어떠할 것이며 그 만나는 장면은 또 얼마나 극적이겠는가?
며칠 전 견우ㆍ직녀가 오작교에서 일 년에 단 한번 만나게 된다는 칠월칠석을 보내면서 잠깐 떠올려 본 생각이다. 통일논의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이산가족들이 밤마다 고향 꿈을 꾸게 된다는 요즈음, 견우ㆍ직녀가 만나는 듯 일 년에 단 한번만이라도 오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은 단순한 낭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학생과 재야라 불리는 적지 않는 사람들이 통일을 뜨겁게 외치고 있다. 또 한편에선 국회회담이니 7ㆍ7선언이니 하고 또 다른 통일의 목소리를 쏟아놓고 있다. 두 줄기 물줄기가 서로 만나면 격랑이 일듯이 격한 물이랑이 일고 있다.
나는 문득 고사 하나를 머리에 떠올렸다. 「해가 하루 중에 어느 때가 가장 가까운가를 가지고 논란을 벌였다고 한다. 한쪽에서 물건이 가까이 있을 때 크게 보이고 멀리 있을 때 작아 보인다. 그러니까 해가 아침에 막 떠오를 때 크게 보이니 가장 가까울 것이고 해가 중천에 떴을 때가 가장 멀다는 주장을 했다. 다른 한편에선 불이 가까이 있을 때 가장 뜨겁고 멀리 떨어지면 추운 기운이드니 아침 해가 가장 멀고 중천일 때가 가장 가깝다고 주장했다한다. 크고 작은 것을 따지는 분별과 춥고 더운 것을 가리는 분별이 몇날 며칠을 다투어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생각난 것이다. 해는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변함없이 일정한 거리에서 뜨고 지건만 사람이 제각이 달리보고 달리 느끼면서 제주장만 맞다고 다투는 것이다.
교회 내에서도 서로의 의견들을 주장함에 있어 이럴 때가 많을 것이다. 이럴 때 한 가지 좋은 방법이 있다. 그것은 우리선대 어른들이 어떻게 살아왔나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길ㆍ흉사간에 날씨가 궂으면 불편하기 짝이 없다. 사실별로 기분 좋을 턱도 없다. 그런데도 날씨가 궂으면 잘 살겠다든지 인심이 좋아서 그렇다든지 그것을 좋게 말하고 좋게 생각하는 풍습이 있다. 남자들이 술잔을 나누다가 막잔, (찌꺼기가 있는 마지막 잔)그것도 양이 제대로 차지 않으면「아들 잔」이 라고 우스개를 한다. 제사음식은 사실별로 먹고 싶은 마음이 나지 않지만「飮福」이라고 하니까, 복을 먹는다니 기분 좋게 먹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나쁜게 분명하지만「德談」으로 좋게 말하고 좋게 생각하면서 살아왔다.
자 우리도 이제 이런 삶의 지혜로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살자. 하느님은 기쁨 그 자체이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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