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 마시는 물 마다하고
울릉도 바다 들어서 마시는 어느 사제
부시시한 모습으로 거대한 음성으로
그옛날 소녀가 녹여주던 그 고운손으로
주께서 여러분과 함께…
사랑받고 사랑할줄 아는 어느 사제
오늘도 바다를 젖는다
작은입 크게 호흡하여
선도 악도 모두 삼켰다가
독한 술 마시고 고인물 걸어내고
창문에 기대여 바다를 안고
외로움을 안고
꿈을 안는다
수단 자락 걷어 안고
너도 오고 나도 오고
모두 다 오너라 하하하
그을린 얼굴 부르튼 입술
전복따라 구어먹고 문어잡아 삼키고
선창의 비린내를 닮아가는 어느 사제
오는이 반기고
가는이 배웅하러
작은 돌우에 올라서서 두손 흔들어대는
어느 사제를
우리는 오래 오래 기억한다.
이정의<대구 서구 중리APT 40동 1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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