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버스를 타고 통학을 한다. 집이 멀기 때문이다. 내가타는 버스는 아침저녁으로 여간 복잡한 것이 아니다. 더구나 요즈음같이 더운 여름철에는 땀이 흘러 살갗이 눅눅하고 끈적거려서 몹시 고생을 한다. 내 몸집보다 더 크고 무거운 책가방을 들고 지친대로지친 피곤한 몸으로 버스에 오른다.
오늘도 나는 변함없이 가방과 함께 그 복잡한 버스를 기다렸다.
저쪽에서 할아버지 두 분이 오시는 것이 보였다.
일행이 아니고 각기 따로 이신 것 같았다. 나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어휴, 버스는 복잡한데 노인네들이 왜 타려고 한담, 고생만 할텐데…』
버스에 오르니 자리는 경로석까지 모두 채워져 있었다. 할아버지들께서 앉으실 자리가 없었다.
내가 자리를 잡고 서자 그 할아버지들이 또 내 곁에 와서 서셨다.
그때 내가선 자리 앞에 앉아있던 어떤 대학생오빠가 자리를 양보해 드렸다.
아는 사이도 아닌데 서로서로 양보를 하셨다. 이때 이 소리를 들은 아줌마 한분이 일어서시며 자리를 양보했다.
그제서야 할아버지 두 분은 서로를 마주보며 웃으시고는 자리에 앉으셨다. 순간 나는 내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나는 가방이 조금 무겁다는 핑계로 자리만 나면 쪼르르 달려가 탈싹 앉아버리지 않았던가? 늙은 분들도 서로 양보를 하시는데 아직 어린 내가 한 그동안의 행동이 부끄럽기만 했다.
하지만 이런 따뜻한 사랑이 우리들 사이에 남아 있다는건 참 흐뭇한 일이다. 나도 주님의 뜻을 생각하여 모든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도록 노력해야겠다.
이티나<대구 평리본당ㆍ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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