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구가 8월부터 교구차원에서 거주불명신자 찾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본보 9월 4일자 보도에 따르면 부산 교구는 향후 4년간 거주불명신자 명단을 교구보에 게재하고 전교구민이 그들을 찾아내기로 한 것이다.
교구가 거주불명자로 취급하는 대상은 냉담신자, 수계생활을 하고 있더라도 거주지 관할 본당에 교적변경을 하지 않은 사람, 그리고 이전 관할본당에서 교적을 옮기지 않아 이중교적을 가진 사람들이다.
부산교구의 경우 위 세 부류에 속하는 신자수는 8월 현재 총 2만 1천 4백 96세대에 3만 8천 5백 19명으로 이 숫자는 교구 총신자수의 13%를 상회한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부산교구가 거주불명신자 찾기를 범교구적으로 시작한 것은 여러면에서 대단히 고무적이고 희망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먼저 지난해 교구설정 30주년을 지내면서 교구의 실질적인 성장과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사목활동을 펼치려는 새로운 각오의 표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국내 어느 본당이나 교구든 거주불명신자들로 인해 사목 및 행정상 많은 문제점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냉담자와 거주불명신자의 처리문제는 비단 부산교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교구 나아가 한국교회전체의 가장 큰 난제중의 하나라는 사실이다.
실례로 지난해 말 한국교세를 보면 냉담자는 22만 6천 8백 74명이고 거주불명자는 29만 7천 2백 39명으로 이를 합하면 52만 4천 1백 13명이나 된다. 이 숫자는 같은 해 한국가톨릭 총수 2백 33만 3천 2백 58명의 4분의 1에 해당된다.
곧 한국전체신자의 25%가 냉담 혹은 거주불명신자라는 사실은 오늘날 한국교회가 시급히 풀어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과제중의 과제라 하겠다.
그러나 이 문제가 시급하고 중대한 문제인줄은 알면서도 여타교구나 전국차원에서 거의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산교구가 용단을 내렸다는 시실은 크나큰 귀감이 아닐 수 없다.
여타교구들이 거주불명자 찾기를 적극적으로 실시하지 못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들이 있는 줄 안다. 사목자 한 두 명이 수 천 명의 신자를 돌봐야하는 어려움에서부터, 인력 및 시간부족, 과중한 업무, 예비신자들의 교육 등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상황은 부산교구도 예외일수는 없을 것이다.
중요한 차이점은 어디에다 중점을 두는가하는 점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쉬고 있는 신자들과 거주불명신자들을 찾아내어 소속본당에서 제대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돌봐주느냐 혹은 제발로 성당을 찾아오는 사람들만을 사목할 것인가 하는 차이점이다.
흔히 신영세자들의「증가」보다 기성신자들의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고 교회가 신자관리만 치중하고 새영세자 확보를 소홀히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양쪽이 조화와 균형 속에 함께 추진되어야한다. 따라서 이번 부산교구의 범교구적인 거주불명자 찾기 운동이 다른 교구들에 확산되고 현재 유명무실한 이향신자사목부에도 새로운 촉진제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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