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같이 날씨가 맑은 날에 문득『오늘 같은 날 산간학교를 갔었으면 더욱 좋을 뻔 했는데…』하고 생각하면서 날씨 때문에 3박 4일을 채우지 못하고 돌아온 2박 3일간의 산간학교를 생각했습니다. 우리 본당은 다른 본당과는 달리 특정지역에 모여 야영지까지 수시간을 걸어갔었습니다. 비록 무거운 배낭을 메고 울퉁불퉁한 황토길을 모두 비지땀을 흘리면서 걸어가긴 했지만 약 30분간의 묵상시간을 통하여 잠시나마 우리가 겪고 있는 이 고통보다 더 큰 고통을 당하신 주님의 고통의 길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야영지에 도착했을 때에는 그동안 그 힘들게 걸어왔던 모든 길이 생각조차 나지 않고 드디어 도착했다는 그 기쁨만이 가슴속에 메아리쳤을 뿐입니다.
얼른 텐트를 치고 식사준비를 하면서 서로 즐겁게 떠들어 댔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도 잠시뿐, 그날 밤부터 비가 내렸습니다. 바람이 불고, 텐트에 물이 새어들긴 했지만, 모두들 이야기하기에 시간가는 줄 몰랐고, 또 내일을 기대하면서 밤이 늦어서야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결국 많은 비 때문에 인근학교에 피신하여 아쉬운 마지막 밤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했던 고등부 언니들도 만날 수 있었고 비 때문에 하지 못했던 프로그램도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날 오후 2시 30분경에 아쉬운양 무거운 발걸음으로 버스에 몸을 실었는데 창밖을 보면서 짧은 2박 3일을 생각해 보니 기쁘고 재미있는 일도 많았었지만 가슴속에 못내 섭섭했던 일도 많았던 것 같았습니다.
요번 산간학교를 통하여 어렴풋이 느꼈던 주님의 사람 그리고 협동의 필요성과 인내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우리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걱정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추선영<대구 복자본당ㆍ중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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