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닮아서 이렇게 예쁘니?』『있잖아요. 제가 왜 예쁘냐 하면요, 엄마 아빠말씀 잘 듣기 때문이에요』
26살 나의 말에 6살 꽃님이의 대답이다. 노란 병아리 같은 꽃님이는 미사 시간이면 항상 앙증맞은 두 손을 꼭 모으고 웃음가득 눈을 반짝인다. 토요일 오후 시내 버스안의 수면탕에서 졸림을 다 떨어버리지도 못한채 피곤한 모습으로 성당문을 들어서면 여기저기서『선생님 안녕하세요!』하는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든다. 『그래 안녕!』금방 어디서 새로운 힘이 솟아났는지 발걸음부터 가벼워진다. 유치원생활과 교리교사활동이 병행되는 5년. 『난 이제 좀 쉬어야지』하는 나약한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왼팔 오른팔 온몸을 일으켜 세우는 나의 어린이들.
『저에게 힘과 지혜를 주시어 유능한 교사가 되게 해주소서』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기도를 드린다. 국민학교 6학년 때 만났던 안드레아가 지금은 고등학교 1학년이 되어『선생님 키는 점점 작아지는 것 같아요』1m 74cm의 키를 나의 키에 슬쩍 비껴보며 웃음짓는 말이다. 엄마의 손을 잡고 눈을 비비며 새벽미사에 나오는 국민학교 3학년 리나. 맑고 밝은 모습들의 우리 친구들을 볼 때 교사인 나는 자세를 더 바르게 하고 긴장하며 더 많은 사랑으로 주님의 진리 말씀을 전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이렇게 화창한 봄날, 토요일 오후인데 기차타고 가까운 곳에라도 다녀오자』 『커피 한잔 하자』『재미있는 영화가 나왔는데 같이 가자』모든 친구들의 전화를 뒤로하고 성당으로 달려가는 나는 벌써 아이들의 시끄러운 재잘거림을 듣고 안아달라고 두팔 벌리며 달려오는 나의 아이들을 본다.
『이 땅 위에서 당신을 빛낸 공로로 제가 가르친 학생들과 함께 천국에서 별처럼 빛나리라는 것을 알게 해 주소서』
『노처녀가 데이트를 해야지… 노처녀가 매일 아이들과… 노처녀가 시집 가야지…』
세상 사람들이여, 나에게 그런 말을 하지 마세요. 나의 이런 행복함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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