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기를 끊음, 절식, 금식. 특히 종교의식으로 일정기간동안 먹지 않음. 이는 우리의 일용사전이 기록하고 있는 단식에 대한 설명이다. 참으로 간단명료하다. 단식의 근원은 종교적인 의미에서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사야ㆍ유딧ㆍ사무엘서 그리고 마태복음 등 단식에 대한 기록은 구약ㆍ신약성경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상당히 엄격하고 복잡했던 교회의 단식규정은 1966년 교황 바오로 6세의 교서를 통해 수정됐다. 이 교서는 전세계 모든 교회가 지켜야 할 단식일은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과 성금요일이며 단식을 지켜야하는 사람은 만 21세에서 60세까지의 건강한 신자들로 명시하고 있다. ▼뭐니 뭐니해도 단식의 하이라이트는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예비한 예수 그리스도의 단식이다. 거친 광야에서 40일간에 이르는 단식 기도 중 그리스도는 악마의 유혹을 받는다. 그것도 세번씩이나. 감히 하느님의 아들에게 도전하는 악마의 유혹, 그것은 단식의 고통, 어려움을 단적으로 대변해 준다. ▼단식의 역사 속에 잊을 수 없는 인물이 또 있다. 너무도 유명한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옹이 바로 그다. 조국인도의 독립을 위해 평생을 바친 간디옹의 최대무기 무저항 비폭력주의였다. 그중에서도 단식은 그의 무저항 비폭력주의였다. 그중에서도 단식은 그의 무저항 비폭력주의의 강력한 표현방법의 하나였다. 인간의 生을 이어가는 「食」은 필수요소가 분명하다. 어쩌다 한끼를 거르게 될 때 자신의 모습을 한번 상상해보라. ▲한끼조차 거르기를 힘들어하는 단식을 일주일씩, 기니로 해낸 사제들의「단식기도」가 최근 세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치인들이 진단하듯 사제들의 단식을「호헌」「개헌휴보」에 대한 반대의사표시로 국한해 본다면 아쉽기도 그지없다. 현실의 정치적 이유만이 스물한끼니를 굶은 단식의 정점이 결코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땅의 진정한 민주화와 인간회복, 나아가 그리스도왕국 건설이 사제들의 단식기도를 결실맺는 참된 메아리로 돌아올 날을 우리 다함께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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