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가보고 싶었던 풍수원성당이기에 꾸르실료 동기회에서 마련한 성지순례길에 나도 기꺼이 동참했다.
풍수원은 모두 아는바와 같이 유서 깊은 곳으로 「군락박해」시대에 신앙의 선조들이 관헌의 눈을 피해 첩첩산중인 두메산골에 정착하여 신앙공동체를 이루어 소중한 진리를 뜨겁게 불 태웠던 곳이다. 그래서 우리 후손들이 본 받아야할 교우촌이자 길이 보존해야할 성지중의 하나이다.
마당엔 거대한 쌍둥이 느티나무가 장관이었고 지나간 옛날을 속삭여 주듯 우리일행을 속삭여 주듯 우리일행을 포근하게 안아주는 듯했다. 또한 성전 옆 야산에는 그리스도의 수난을 재현시켜놓은 14처가 묵상하기에 알맞게 잘 마련되어 있고 정상에 오르기 앞서 10여개쯤 되는 계단을 만들어 놓아 거기부터는 무릎으로 걸어 올라가도록 안내문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일행의 대부분이 손을 짚고 올라가 보기에 매우 좋지 않은 모습이었다.
무릎의 아픔을 통해서 잠시나마 예수그리스로의 엄청난 수난에 동참하라는 뜻이 함축된 곳이었기에 나는 허리를 세우고 두 무릎으로 올랐다. 거기 산등성 공간엔 묵주형상을 그대로 옮겨놓은 야외제단이 있었다. 풍수원을 오래도록 기억나게 할 말한 명물이었다.
그런데 날씨가 덥다는 핑계로 묵주신공을 포기한 채 하산하니 그때의 아쉬움이 지금도 남아있다.
풍수원성당은 명동대성당을 그대로 축소시킨 것이고 강원도지방문화재로 지정된 80년이 넘는 고딕건축이었다.
그러나 고색창연해야할 성전이 어쩌면 실패를 거듭했던 명동성전 보수과정과 같이 벽돌에 빨간 페인트칠을 해서 성전의 위엄이 손상되어 다시 보수하지 않고는 전통적인 풍수원의 아름다움에 금이 갈까 염려된다. 성전보수는 한 치의 오차가 없는 치밀한 계획으로 낭비가 없어야하고 보다 빛나는 성전이 되도록 보수공사에 완벽을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홍길성<서울시 서초구 도곡동도곡APT36-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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