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5월은 신록의 계절답게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각종 기념일이 포함돼 있으며 청소년의 달, 가정의 달로도 기념하고 있다.
5월은 또한 교회력에서는 성모성월이기 때문에 이러한 각종 기념일과 관련하여 더욱 의미있는 달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가 5월에 맞이하는 이러한 각종 기념일이나 기념의 달은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있는 어려움과 직결되고 있음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청소년문제, 노인문제, 나아가 가정문제는 이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난제로 등장한지 이미 오래이다.
청소년의 탈선 및 범죄, 가정 안에서 제 위치를 차지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물론 이러한 각종 문제들이 신문지상을 장식하는 것은 계도하고 각성시키려는데 근본 목적이 있겠으나, 급증하는 청소년문제, 노인문제, 가정문제는 이제 단순한 계도적인 차원에서는 해결되기가 어려운 단계에 와 있다고 보여진다.
이러한 각종 사화문제는 우리보다 살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으며 민주의식이 강한 선진제국과 비교해 볼 떄 아직은 약과이며 염려할 단계가 아니라는 희망적인 요소를 발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사회 전반적으로 무분별할 정도로 선진제국의 문화 및 생활관습을 받아들이고 있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고 하겠다.
우리의 아름다운 생활관습과 전통은 무조건 낡고 고루하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바탕으로, 외국 것은 무조건 좋게 보고 좋게 생각하는 그릇된 풍조는 아직은 일부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과소평가하기에는 염려되는 징후들이 너무나도 충격적으로 자주 나타나고 있다.
선진제국의 자유분방함은 오랜 역사와 보이지 않는 규율 속에서 정착돼온 것이기 때문에 외형적으로만 드러나는 자유분방함을 본질로 착각하고 잘못 받아들이는 것은 본말이 전도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늘날 우리 사화가 겪고 있는 제반 사회문제는 외국의 문물을 잘못 받아들인데서도 그 요인을 상당수 찾아볼 수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도시화ㆍ산업화의 과정에서 생긴 요인이 더 크다고 하겠다.
산업화에 따라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급격한 이농현상으로 가정은 대가족제도에서 핵가족화되고, 도시화에 부수적으로 따르는 도시 빈민화와 황금만능주의 물질만능주의의 팽창으로 정당한 노동의 댓가에 가치를 두지 않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부적적인 사고방식의 만연 등이
청소년문제, 노인문제, 가정문제로 파생된 근본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사회가 청소년문제에 대해서 심각히 걱정하고 염려한지도 이미 오래전부터의 일이다.
그동안 청소년문제는 외형적으로 나타난 문제 자체에 너무 집착, 근본적인 해결 노력에는 부족했음을 자성할 때라고 본다.
청소년의 각종 범죄가 유형별로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대책과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등의 전문가들의 의견이 때마다 제시되고 있으나 청소년의 범죄가 줄지 않고 늘어나는 것은 근본적으로 청소년들의 보금자리인 가정에서의 교육부재 내지는 부실에서 찾아볼 수 있다.
화목하고 건전한 가정. 부모와 노인을 공경 할 줄 아는 가정, 자식을 아끼고 사랑하는 가정만이 청소년 문제를 원천적으로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안이 될 것이다.
주교단 1986년도 공동사목교서 「성체와 가정」에서 『오늘의 사회현실은 경제성장과 복지증진을 이룬다는 명목하에 거대한 생산체제의 사회 구조로 변하면서 전통적 가치관은 전도되었고, 따라서 정신적인 것보다는 물질적인 것에 치중하는 사조때문에 인간성 상실과 더불어 사랑과 생명의 경시풍조가 만연돼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현실은 고유한 전통적 가정에 대한 가치관을 변질시켰고 이로 인하여 현대의 수많은 가정이 파탄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읍니다』면서 가정파탄의 위기를 지적한바 있다.
주교단은 이에 대한 방안으로서 『우리가 그리스도 부활의 증거자로 그리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사도로서 살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내적 쇄신과 회개로 그리스도와 일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 삶의 보금자리이며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기본요소가 되는 가정이 성화되어야 한다』고 전제.『가정성화의 원천은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를 통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에 모든 가정은 성체의 신비를 자주 묵상하고 그 안에서 생활함으로써 가정의 올바른 가치를 재인식하고 나아가서는 이웃 가정들도 성화되도록 사도적 가정으로서의 사명을 다하자』고 당부했다.
가정성화의 모범은 우리가 성가정에서 본받을 수 있다. 어린이날ㆍ어버이날ㆍ스승의 날ㆍ청소년의 달ㆍ가정의 달 5월에 성가정의 안주인으로서 가정생활의 모범을 보여주신 성모 마리아의 신심을 본받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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