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다고 하면 몸도 돌보지 않고 기를 쓰는 세상이 되었다. 몸보신 되고 정력에 좋다고 하면 지렁이도 잡아먹고 개구리도 마다않고 뱀도 씨가 마를 지경이 되었다. 봄 매운탕, 겨울 불고기란 말이 있듯이 여름한철 보신탕 몸살에 시골 똥개는 수난을 당하고 씨가 마를 지경이다. 낯선 사람이 나타나면 온 동네가 떠나가라 짖어대던 일은 옛 이야기가 되었고 밤중에 몇 개 동네의 개가 자취를 감추도록 개 도둑이 극성이다.
이제는 고양이를 잡아서 개고기에 섞어낸다는 소문이고 보니, 보신탕 좋아하는 분들 조심 할지어다! 혹 고양이 잡아먹고 이빨 쑤시고 있는게 아닌지 모를 일이니 말이다.
올림픽 열기가 한창인데 이왕성한 식성을 보고 성토대회라도 열린다면 창피 당할지 모를 일이다. 조심조심 먹어야겠다. 그래도 먹고 싶어서 몰래 먹다가 들키면 이렇게 당당히 대답하라. 「당신들이 성토하는 애완용 개는 한자로 개「犬」자를 쓰는 개이고, 우리가 먹는 개는 그것이 아니고 개「狗」로 쓰는 다른 종자 개이니 오해 없길 바란다」하고 말이다. 「동의보감」에 보면 몸이 허하고 중병을 앓고 나서「黃狗」를 잡아 보신하면 몸에 좋다는 한약처방이 있다. 우리는 애완용 개(犬)를 먹는게 아니고 약재로서 개(狗)를 잡아먹는 것이니 절대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하고 시침 뚝 떼고 오리발 내밀며 정색을 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사실 우리는 그동안 소를 몇 년씩 길러 봐도 잘 해야 본전이지 밑지기 보통이고 꼬나 박는 일이 흔하였다.
그러나 우리 집에선 몇 만원 주고 산 강아지 한 쌍을 조금 잘 먹였더니 나중에 새끼 낳고 그놈들을 애미와 함께 조금 키워 팔았더니 순수익이 백 만원이 넘었던지라, 이렇게 길러 육식으로 내다 팔았는데 이게 어찌 애완동물이란 말인가? 그렇다고 몸에 좋다는 것은 그게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지도 모르고 기를 쓰고 먹는 분들도 반성할 일이다.
여성들도 곧잘 속물근성이 있어서 극성들이라고 입 삐죽 거리며 남성들을 몰아붙이지만 썩은 호박에 댓진 바른 것도 몸에 좋다면 남몰래 먹고 마사지 한다고 난리가 나는 세상이 아닌가? 이뻐만 진다면 몸에 치명적인 살 깨는 약도 마다않고, 쓰디쓴 케일인지 알로엔지 하는 풀잎을 막 갈아먹고 소화를 못시켜 배 아파 하는 여성들은 왜 또 없을 건가?
이렇게 우리는 몸에 좋다고 하면 물불도 안 가리고 염치도 없으며 부끄러움도 없게 되어 과히 결사적이다. 그런데 말이다. 우리의 마음에 우리의 영혼에 좋은 일이라면 과연 그럴 수 있을 것인가 그게 궁금하다. 속빈 강정 같다는 말이 있듯이 몸보신해서 몸만 커다랗게 키워놓고 그 안에 채워진 게 없다면 그 사람 갈 길은 뻔할 뻔자가 아닐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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