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단체가 아닌 개인으로서 장애자신앙대회에 참석하여 눈물어린 감회를 받았다
빗줄기가 천막을 두드리는 그 안에서 지체가 부자유한 장애자들과 기거하며 깨끗한 영혼 밝은 영혼을 가슴으로 느끼며 눈으로 보았다.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온전한 지체를 가진 사람도 불편한 우중의 생활 속에서 그들은 불평 한마디 하지 않고 웃는 얼굴로 모르는 이웃까지 따뜻하게 대하면서 오히려 온전한 사람들이 흘리고 간 쓰레기를 치우며 궂은일을 도맡았다.
N시장에서 몸으로 땅바닥을 끌며 잡화를 팔던 그 사람이 우리와 똑 같은 신자로서 동정을 받는 구차한 걸인이 아니라 당당한 생활인으로 살아왔고 또 살아갈 담담한 이야기는 지금도 귓전을 맴돌고 있다.
좌절을 딛고 일어선 그들의 바탕은 우리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발견했을 때 은총의 눈물을 흘리면서 사랑의 역사를 안으신 예수님의 무한하신 능력을 다시금 느꼈다. 우리에게 더욱 유서 깊은 미리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묘 앞에서 마지막 날 펼쳐진 미사 중에 언어도 제대로 이어지지 못하는 장애자의 신자들의 기도는 처절한 갈망으로서 천주님께 전해졌을 줄 믿는다.
때마침 세찬 빗줄기도 걷히고 주님의 은총이 가득한 가운데 장애자의 앞날을 확신하며 기도하시던 지학순 주교님의 목소리도 새파란 송림으로 우거진 미리내 동산을 메아리쳐 주님 앞에 전달될 것을 믿으며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장애자들의 환한 웃음이 눈앞에 펼쳐졌다.
정성진<서울광화문우체국사서함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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