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에 맞으면 매자국만 나지만 혀에 맞으면 뼈가 부서진다. 칼에 맞아 죽은 사람이 많지만 혀에 맞아 죽은 사람은 더욱 많다』(집회서 28, 17~18)
오늘을 사는 우리들이 흔히 쓰는 말에 『말 많은 세상』이라는 유행어가 있다.
성모성월을 맞이하여 그분과 함께하는 우리 모두의 삶이 진정으로 사랑 가득한 삶이었는가를 생각해 본다.
귀가 따갑도록 들려오는 기도와 봉사와 사랑이라는 말들이 그야말로 언어의 성찬으로 끝나버리는 크리스찬 공동체라면 「이 땅에 빛」이란 슬로건이나 혹은 희생과 극기라는 말들이 무색한 것이 아닌가?
기도는 곧 우리들에게 봉사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도록 하느님과 대화하는 것일진대 기도는 열심히 하면서 봉사하는 마음이 없다면 『너희는 기도할 때에 이방인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말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만 하느님께서 들어주시는 줄 안다』(마태 6, 7)라는 말씀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선교 3세기에 접어든 한국교회의 모든이들은 내가 아닌 다른이들에 대한 사랑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하겠다. 이웃에 대한 사랑은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하신대로 우리와 접하는 모든 이들을 편안하게 대해 주는 것이어야 하겠다.
이러한 것들이 곧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우리들은 곧 잘 이웃들에게 생각없이 한 말들로 인하여 그들의 뼈를 부서지게 하는 폭력을 서슴없이 휘두르고 있고「등불을 켜서 뒷박으로 덮어주는」(마태 5,15) 엉뚱한 짓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오늘의 시대를 폭력의 시대라고들 한다. 정치의 폭력언론ㆍ경제의 폭력들 중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말의 폭력이 아닌가 싶다.
이땅에 빛을 전해야할 특별한 사명을 띠고있는 우리들은『인간의 말재주로 복음을 전하면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뜻을 잃고 만다』(고린Ⅰㆍ1, 17)는 생각을 명심하여 『입을 열면 지혜로운 말이 나오고 혀를 놀리면 친절한 가르침』이 나올 수 있도록(잠언 31, 26) 이 땅의 모든이들을 편안하게 대해 주어야 하겠다. 이것이 곧 부활하신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사랑의 실천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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