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경우엔 신앙생활을 시작함도 영세를 받은 것도 자의보다는 타의에 의해 이루어졌다.
내가 처음 주님을 알게 된 그 당시 내게 있어 신앙이라는 것은 마치 어린아이가 새로 산 장난감에 대한 호기심과 같은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싫증과 흥미를 잃은 것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성당에 가면 거의가 아픈 사람 어떤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위선이라고 생각되었다. 만약 저 사람들이 당장 눈앞에 보이는 아픔이 없었더라면 과연 주님을 찾게 되었을까 하고-.
그 이후로 난 냉담을 시작했다. 그러나 냉담하는 동안 늘 내 맘속에는 허전함과 죄를 짓고 있는 듯한 마음들이 나를 억눌렀다. 그러면서도 마음한구석에는 성당에 꼭 나가야만 되는 것일까? 착하게 죄짓지 않고 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이중적인 면이 있었던 것 같다.
그 후 오랜 냉담에서 나를 구해주신 분은 주님이었다.
누구에 의해 이끌림 없이 내 스스로 원해서, 하고 싶어서 천주님을 믿고 따르고 알려고 노력했으니-. 그래서 이제는 차츰 천주님의 말씀을 이해하고 믿게 되었다. 그것이 비록 완전한 것은 아닐지 모르나 가장 기본적인 것들은 변할 수 없도록 내 마음속에 박아 두었으니 그리 큰 문제는 아닐 것이다.
이제 결혼을 앞두고 견진 성사를 받게 됨으로써 천주님께 깊이 감사드리고 더욱더 굳센 신앙인이 되리라 다짐한다. 그리고 주님을 믿으면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지리라 감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권미숙<대구 효목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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