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가 올림픽가족의 일원으로 사람들에게 망명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는 충격적인 보도를 지상을 통하여 두 번씩이나 듣게 되었습니다. 한국정부의 이번조치는『만인은 타국에서 박해로부터 피할 곳(asylum)을 찾아서 안주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 유엔의 인권선언문 제14조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국제적 관행에도 어긋나는 것입니다.
관계당국의 그와 같은 태도는 우리를 슬프게 하는 바의 전도된 가치관을 드러내 보여 줍니다. 그것은 큰잔치를 잡음 없이 치루는 것을 인권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입니다. 물론 망명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올림픽의 평화와 화합을 방해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 잔치의 평화와 화합이 인권보다 실제로 더 중요할까요?
현 세계는 올림픽이 가정하고 있는 것처럼 평화롭지는 않습니다. 만약 인권에 대한 의식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올림픽이라면 그런 올림픽은 열리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는 것을 보니 관계당국이 어떤 정치적 저의를 기지고 있지 않나하는 의심이 듭니다.
망명을 허용하는 것이 우호관계를 해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은 아닙니까? 그러나 이말은 바꾸어 말하면 인권을 보장하는 것이「우호관계」를 저애할지도 모른다는 말이 되는데 이것이야말로 윤리문제가 아닙니까?
관계당국 만약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한다면 어떻게 반응할지를 생각해보면 흥미 있습니다. 북한 동포들의 망명요청도 과연 거절할 수 있을까요?
허헤르베르트<신부ㆍ대구가톨릭신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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