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는「세계 종교의 백화점」또는「세계종교의 전시장」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이것은 한국상회에는 유교ㆍ불교ㆍ그리스도교 등의 기성종교를 비롯 수백개에 달하는 신흥종교들이 창궐하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표현들이다.
이 같은 다종교 사회에서 생활하기위해서는 자신이 믿는 종교뿐만 아니라 타종교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왜냐하면 타종교에 대한이해를 통해서 자신의 종교와 신앙을 보다 풍요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이 믿는 종교에만 절대적인 가치를 부여하면서 타종교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인 비판과 매도로 일관한다면 결과적으로 독선과 자기폐쇄를 수반하여 자신의 신앙에 도움이 되지못하며 오히려 사회적인 대립과 갈등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제2차「바티칸」공의회는『교회는 다른 종교의 신봉자들과 더불어 지혜와 사랑으로 서로 대화하고 서로 협조하면서 그리스도교적 신앙과 생활을 증거하는 한편 그들 안에서 발견되는 정신적 내지 윤리적인 선과 사회적 내지 문학적인 가치를 긍정하고 지키며 발전시키기를 모든 자녀들에게 권하는 바이다』(비그리스도교에 관한 선언 제2항)고 천명한 것이다.
지난주일 수녀(천주교)비구니(불교)교무(원불교)등 3개 종교 여성수도자들의 모임 삼소회(三笑會)가 개최한 삼소음악회는 제2차「바티칸」공의회의 정신을 가장 합당하게 실천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의 고사(古事)에서 따온 삼소회는 그 명칭에서부터 타종교간의 일치와 화합을 느끼게 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삼소음악회는 삼소회모임의 한외부적인 표출에 지나지 않는 것이지만 이를 바라보고 그 화합의 합창을 듣는 모든 이들에게 정겨움과 함께 종교의 신성함을 가장 확실하게 전달해 주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삼소회모임은 그 성격상 삼소음악회 이전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그야말로 조용하게 다져온 이들의 모임에서 진실로 이 시대 종교인들의 표양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서두에서도 언급 한바와 같이 한국사회는 다종교 사회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종교간 과대한 경쟁으로 자칫 편견과 아집으로 타종교를 비방하고 충동할 가능성 또한 높다.
이러한 시대적인 상황을 깊이 통찰하여 종교간 화합과 대화를 모색해온 삼소회는 존재 그 자체 하나만으로도 실로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삼소회가 주최한 삼소음악회는 수익금 모두를 88장애자 올림픽기금으로 내놓았다. 그 목적이 소외된 장애자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그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 소외된 장애자들에게 관심을 갖는 일은 삼소회의 뜻에 부응하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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