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신강림 대축일인 6월 7일은 특별 성모성년이 시작되는 날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성모성년 시작에 앞서 지난 3월 25일 성모영보 축일날 성모에 대한 회칙 「구세주의 어머니」를 반포, 특별 성모성년을 준비하도록 교시한 바 있다.
올해 1월 1일, 천주의 모친 성마리아 대축일을 기해 선포된 성모성년은 우리 교회 사상 두 번째 맞는 성모성년으로 6월 7일 시작돼 88년 8월 15일 성모승천 대축일까지 14개월에 걸쳐 이어진다
우리교회 사상 첫번째 성모성년은 성모의 원죄없이 잉태되심에 관한 교리가 믿을 교리로 선포된지 1백주년을 기념하는 성모성년으로 교황 삐오 12세에 의해 53년 12월 8일부터 54년 12월 8일까지 계속됐었다. 삐오 12세의 성모성년이 원죄없는 잉태와 승천이라는 2개의 마리아교의에 따른 것이었다면 이번의 성년은 그리스도의 신비와 교회의 신비에 있어서 성모님의 특별 현존에 관심을 두는데 그 의의가 있다 하겠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회칙「구세주의 어머니」에서도 성모와 관련된 시대의 징표들을 신앙의 빛으로 해석, 하나의 지침을 제공하려는 의도를 살펴볼 수가 있다. 그 지침은 성모의 길을 뒤따르는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내용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다시 말해 그리스도 강생 2천년을 바로 눈 앞에 두고있는 이 시점에 선포된 성모성년은 성모께 대한 단순한 감상적 신심을 드러내기 위한 것보다는 성모영보에서부터 계속 보여주고 있는 마리아의 신앙의 순종을 모범으로, 마리아의 삶을 통해 역사를 이끄시는 그리스도를 향해 희망의 발걸음을 새롭게 내딛자는 것이다.
교회사상 두번째로 선포된 성모성년의 진정한 의미는 우리교회가 성모성년을 반포한 교황의 가르침을 정확히 알아듣고 모든 신자들이 그 가르침대로 살고자하는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교회도 특별 성모성년 시작에 즈음해서 성모성년선포 경축미사를 봉헌하고 순례 지정성당을 설정, 신자들의 순례를 인도하는가하면 고백성사ㆍ영성체 등을 통해 전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각종 지침들을 마련해놓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의 이같은 신심행사ㆍ신앙의 행위 등이 기념적인 것, 또는 행사 그 자체에 머물기 쉽다는 데 있다. 교회는 성모성년 선포의 의미가 구원의 역사ㆍ신비 안에서의 성모의 역할을 통해 그 삶을 배움으로써 그리스도 강생 2천년을 향해 성숙된 교회로 나아가는데 있음을 명확히 가르치고, 일깨워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신자모두가 성모성년선포의 의미와 교황의 가르침을 보편적으로 알 수 있도록 교회는 교육적인 측면에 보다 큰 관심을 돌려야 한다고 본다. 구세주 강생 2천년을 눈 앞에 둔 역사적 시점에서 우리는 우리 세대에 요청되는 임무를 정확히 깨달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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