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서울올림픽이 무사히, 성공리에 끝났다. 올림픽사상 가장 많은 나라와 최대 규모의 인원이 참가했고 또 가장 많은 신기록들이 쏟아져 그야말로 가장 성공적이고 풍성한 수확을 거둔 올림픽으로 평가받고 있다.

7년여의 준비 끝에 16일간의 열전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 국민 모두는 한결같이 테러나 국내의 소요 없이 무사히 치러지기를 소망하고 기원했다.

비록 신봉하는 종교가 다르고 종교를 갖지 않았다하더라도 국민 모두는 올림픽의 무사성공을 기원하는 하나의 마음으로 뭉쳐지고 일치되었다. 과거 어느 때, 어떤 일로 이처럼 전국민이 하나로 일치된 적이 있었는가를 되돌아보게 할 만큼 이번 올림픽은 위대한 국민의 저력을 서슴없이 발휘케 한다.

우리나라가 당초 10위권진입을 목표로 예상했던 것을 초과달성해 참가국 1백 60개국 중 4위를 차지했다는 서실은 다소 석연치 않은 점들도 없진 않지만, 그만큼 우리의 국력을 세계에 과시했다는 면에서 뿌듯한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나아가 동ㆍ서간의 이념이 다르고 인종과 문화와 언어가 서로 다른 세계의 인류가 이 땅에서 선전분투하고 함께 호흡하며 삶을 나누었다는 사실은 전인류가 하나임을 입증하고도 남았다.

바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올림픽개막을 앞두고 발표한 메시지에서『올림픽을 통해 인류는 이새대의 문제를 해결하는 세상의 증거자로서 모든 차별의식, 경쟁심, 증오심을 버리고 일치와 형제애의 참된 정신으로 하나되길』기원한다는 말씀이 실현되는 듯한 인상을 느끼게도 했다.

이처럼 서울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었던 이면에는 우리국민의 일치단결된 힘과 협력 그리고 강대국들의 다양한 노력 외에도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흘린 땀이 밑거름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들 중 우리교회에서는 서울대교구 여성연합화원 2백여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봉사함으로써 올림픽을 빛낸 숨은 일꾼들로 그 노고에 감사와 격려를 보내고 싶다.

이제 서울올림픽을 끝내고 한 단계 도약의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에서 몇 가지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먼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장애자올림픽을 이번 서울올림픽 못지않게 성공적으로 치루는 일이다. 물론 만반의 준비를 다 하겠지만, 화려한 올림픽의 그늘에 가려 추호의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다. 우리 교회의 참여와 지원이 서울올림픽보다 더 긴요하고 중대함은 재론이 필요 없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우리의 노력문제이다. 같은 민족이면서 서울올림픽에 함께하지 못한 지난과오에 얽매이기보다는 양보와 포옹의 정신으로 대북한 관계개선을 하루속히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 문제는 정부나 정당의 차원에서 뿐 아니라 우리 교회로서도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할 줄 믿는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와 민족이 나아갈 진로를 확고히 하는 일이다. 국내적으로 매듭지어야할 구시대문제는 하루속히 해결하고 국가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일에 국민모두가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 이런 일들은 이번 올림픽에서 보여준 그 힘과 노력이 또 한 번 발휘된다면 결코 어려운 일만은 아닐 성 싶다. 우리 모두의 일치와 단결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