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극복」「평화와 우정」「참여와 평등」을 대회 이념으로 한 제8회「장애자 올림픽」의막이 올랐다. 65개국에서 4천 3백 61명의 선수, 임원, 보호자가 참가하는「장애자 올림픽」은 얼마 전 막을 내린「서울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사상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번 장애자올림픽은 소련ㆍ중공을 비롯, 동구권 국가들이 대거 참가, 동ㆍ서가 한자리에 모여 이념과 사상을 초월, 장애의 벽을 함께 뛰어넘는 희망의 대제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948년 영국의 의사「구트만」박사에 의해 제청된 장애자스포츠는 60년 로마에서 제1회 올림픽대회를 개최하면서 비롯됐다. 전상자들의 치료를 통해 스포츠가 장애자들의 치료와 재활에 탁월한 임상효과가 있음이 밝혀진 것을 토대로 장애자 스포츠는 올림픽대회로까지 발전한 셈이다.
처음「하반신마비 장애자」(척추장애자)를 대상으로 실시된「장애자올림픽」은 해를 거듭하면서「시각장애자」「절단자 및 기타장애자」「뇌성 마비자」등 전반적인 장애자를 포괄하면서 참가선수의 폭을 넓혀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장애라는 커다란 어려움 속에서도 스포츠를 통해 자신을 재무장하는 도전과 극복의 올림픽, 서울 장애자올림픽이 모든 장애우들에게 새 희망과 가능성에 한발 다가서도록 이끌어주는 재활의 장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그러나 본래의 취지와 목적의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장애자 올림픽의 한국개최는 여러 가지 난제를 안고 출범, 안타까움을 던져주고 있다. 올림픽이 시작된 지금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여러 난제가운데 근본적인 문제로 부각되는 것은 아직 우리의 정책과 국민의식이 장애자 올림픽을 치룰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이 같은 지적은 상당부분에 있어 공감하는 이들이 많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공공시설 사용의 불가함」을 비롯, 「장애자 복지시설 건축거부 및 방해」「일부 복지원의 가혹 행위」「취업 및 입학거부」사례 등은 아직도 빈번히 발생하는 우리의 현실이자 장애우들의 아픔이기 때문이다. 장애자 올림픽 개막과 더불어 새삼 아쉬운 것은 이 같은 우리현실을 정확히 진단 파악하고 장애자 문제를 다 같이 생각해보는 과정이 전혀 없었다는 사실이다. 문제를 문제로 의식하지 않고 행사만을 치루려 한다면 이는 여러 사람들의 지적대로 전시효과적인 목적이 더 크게 부각, 부정적인 시각만을 갖게 할 뿐이다.
무수한 인권운동 단체와 교회의 침묵은 아쉬움 중에서도 더 큰 아쉬움이다. 우리 현실의 자로 재어볼 때 수백만 장애자들은 분명 소외계층에 속하고 있다. 이들의 인권역시 모든 소외계층의 인권과 더불어 말할 수 없이 소중하다
장애자 올림픽은 장애우들의 인권을 근본적으로 생각하는데서 부터 출발했어야 마땅하다. 이미 개막된 장애자올림픽에 거는 한 가닥 희망은 올림픽을 통해 장애자 문제를 근본적으로 검토, 개선하는 계기를 찾는 일이다.
일회적 또는 전시적 올림픽의 지적을 벗는 길은 이번 장애자올림픽이 장애자 복지를 향한 새로운 시작이 되는 길뿐이다.
그보다 앞서 필요한 것은「장애우와 더불어 살고 함께 걷고자 하는」우리 모두의 결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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