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잊어버리고 그날 지나쳐 버릴 뻔 했던 사건하나가 최근 언론기관과 세인들의 관심을 자아내고 있다.
광주사태의 비극적 참상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생생하던 80년 6월 25일 전주교구 여산본당 사제관에서 일어났던 박창신 신부 테러사건.
8년이 지난 지금 이사건의 전모를 밝히라는 요구가 피해당사자인 박신부와 전주교구정의구현사제단에 의해 최근 제기, 점차 교회내외에서 진상규명과 재수사를 촉구하는 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현재 전주교구의 신설본당인 전주시 중화산동 본당에서 사목활동중인 박창신 신부는 요즘 여러 곳에서 걸려오는 위로 전화와 함께 언론사들의 취재요청에 더욱 피곤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고 진상규명에 대한 여론이 활발하여 신부님 참 기쁘시겠습니다』
『이제 곧 재수사가 착수되고 진상이 만천하에 알려지면 신부님의 한을 풀 수 있겠지요』
그러나 사실 박창신 신부는 이 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선 이후부터 마음이 더욱 무겁고 괴로울 때가 많다면서 『사건당시의 고통을 다시 되새기는 것 같아 우울한 기분이 들 때도 종종있다』고 털어 놓았다.
또 박 신부는『80년 당시 언론통제로 사건을 전혀 몰랐던 사람들의 문의전화도 종종 온다』면서『언론의 역할이 참 크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어둡고 은폐된 곳을 제대로 밝혀 이곳에서 희열에 넘쳐있는 사람들을 참회하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참된 크리스찬적 화해와 용서』라고 강조한 박 신부는『은페ㆍ조작된 모든 사건들이 올바로 밝혀져야 참된 민주화가 이뤄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무쪼록 8년 동안이나 한 사제에게 정신적ㆍ육체적 고통을 안겨준 그 사건이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룬 그 열성과 정성으로 면밀히 재수사되고 진상이 옳게 밝혀져 박 신부의 피곤(?)을 조금이라도 덜게 해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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