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행정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거론되어온 내용이지만 이번의 경우는 비판의 강도가 상당히 높다. 끝내는 비극으로 막을 내린 탈주범들의 최후를 생생하게 지켜본 사람들은 악몽과도 같았던 9일 동안 그들의 인질극에 몸을 떨면서도 탈주와 자살로 끝낼 수밖에 없었던 원인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이미 각 매스컴들이 지적하고 있듯 이번 탈주범 사건은 우리사회의 또 하나의 그늘을 노출시켰다. 구습에 젖어있는 교도행정이 바로 그것이다. 그들이 곳곳에서 터트린 불안을 종합해보면 현재 우리 교도소는 상당한 부분에서 거의 일제시대의 자재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변화, 발전, 개선이 놀라울 정도였다면 교도행정의 제자리걸음과 교도소내의 악습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한 것으로 되어있다. 이는 그 법을 어긴 사람에게 내려지는 제제나 형벌역시 평등해야 한다는 사실을 동반하고 있다. 공정성을 잃은 재판, 판결로 재소자들의 불만이 누적된다면 그 법은 설득력을 잃고 만다. 설득력을 상실한 법으로는 인간도, 사회도 다스려지지 않는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쳐온 것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지만 하루빨리 외양간을 고치는 일을 이번에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교도행정의 전반적인 개선을 구체적으로, 하루빨리 추진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와 더불어 우리 모두가 함께 생각해볼 것은 우리사회 전반에 흐르고 있는 메마름을 치유하는 문제다. 인정이 메마른 사회에 출소자ㆍ전과자들이 발붙일 곳은 거의 없다. 재범ㆍ삼범, 그리고 그이상의 범죄가 중복되어 발생하는 것은 이 같은 사회분위기가주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는 범죄의 첫 번째 원인이 본인에게 있다 하더라도 그 범죄를 방조한 책임은 사회가 짊어질 몫이라는 공식이 성립될 수밖에 없다.
사랑이 결여된 매로는 잘못을 교정시킬 수 없다. 부모가 자식에게, 스승이 제자에게 주는 매속에는 사랑이란 따뜻함이 있다. 그 사랑의 매를 교도행정에 적용시켜야한다. 이에 앞서 빈부격차로 인한 위화감을 없애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분배의 불공정함, 나눔의 불균형은 역시 부당한 나눔의 방법을 쉽게 유발시킬 수가 있다. 물론 모든 범죄를 사회의 책임으로 돌려 정당화 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범죄에 대한 정의로운 판결, 이에 따른 합법적인 제재조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범죄의 요인을 없애는데 전사회적인 노력이 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메마른 사회에 인정을 불어넣고 사랑을 확산시키는데 있어 교회는 누구보다도 유리한 고지에 있다. 그 누구도 소외됨이 없이 더불어 사는 사회구현에 교회는 앞장서야 마땅하다. 때마침 교회는「한마음 한몸 운동」을 시작함이 옳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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