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80년대 최대의 풍작이 될 전망이란다. 이는 농민들의 피와 땀과 눈물을 하느님께서 보시고 내리신 축복이리라. 그러나 그들은 이러한 축복에 기뻐할 수가 없다. 농사꾼의 가을은 해마다 잘되면 잘 되서 걱정, 안되면 안 되서 걱정이기 때문이다.
땅과 함께,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농민들은 순박한 수밖에 없다. 그들은 다만 정당한 피와 땀의 댓가만을 바라고 있을 따름이다. 나는 쌀값상승이 물가상승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는지 모른다.
올해 쌀값은 과연 몇%선에서 책정될지 모른다. 어째든 사회적으로 민주화 분위기가 확산되어가므로 농민의 입장은 과거보다는 좋게 반영될 것이다. 그렇지만 매년 이렇게 쌀값(다른 농산물도 마찬가지)『몇%로 올리느냐』를 가지고는 농촌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리라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제도적 장치보다는 인간적인 사랑이 오늘날 농촌에는 더욱 절실하다고 생각된다. 나는 일전에 가톨릭 신문을 통하여 우리 교회에는「한살림회」와 같은 소비자 단체가 있어 직접 농촌과 연결하여 농민들의 고통을 나누고 있으며 또한 도시와 농촌교회가 자매결연을 맺어 농산물을 사고파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이처럼 중간상인을 배제한 소비자와 농민의 직접교류야말로 농민에게는 고생의 보람을, 소비자에게는 생산자의 고통을 실감할 수 있는 참 그리스도정신이 아닐까 생각하며, 그러기에 교회당국과 우리 신자들은「한살림회」와 같은 모임에 더욱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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