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은 전(全)교회가 전교 사업에 종사하는 선교사와 선교지역을 정신적ㆍ물질적으로 돕기 위해 정한「전교주일」이 있다. 10월 끝에서부터 두 번째 주일에 맞는 전교주일에는 세계 각 교회별로 전교 사업을 위한 특별헌금이 실시되는가 하면 기도회와 모금운동이 전개되기도 한다.
한국교회는 지난 70년 주교회의 임시총회에서 전교주일이 들어있는 10월을 한국교회 고유의「전교의 달」로 설정한 이래 20년 가까운 세월동안 전교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과 의지를 나름대로 표명해왔다. 그러나 또다시 10월「전교의 달」을 보내면서 한국 교회의 전교정책,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과연 한국교회는 전교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단편적인 진단일지 모르겠으나 정답은「그렇지 않다」로 모아지고 있다. 우선 전교주일과 전교의 달에 대한 교회와 신자들의 관심도가 놀라우리만치 미미하다는 현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10월은 각종행사와 더불어 기억해야할 특별주일이 한꺼번에 모여 있는 달이기도하다. 때문에「전교주일」「전교의 달」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희석될 수도 있다. 그러나 선교는 교회의 본질자체에서 파생되는 임무이자 교회설립자인 예수그리스도의 명(命)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전교라는 단어가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는 현상은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
지난해 본보장간 60주년을 맞아 실시했던「가톨릭신자들의 종교의식과 신앙생활」조사 중에서도 1년 동안「입교권면」을 실천한 이들은 신자의 35%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전교의 소극적인 교회의 입장을 그대로 입증해주고 있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입교권면에 앞서 신자로서의 삶의 표양이 전교의 최선책이라고 응답, 신자각자의 복음적 삶의 중요성을 드러내 주기도 했다. 복음을 선포하는 교회가 먼저 쇄신되어야하고 삶의 표양ㆍ증거행위를 통해 선교적 사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조사는 뒷받침해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복음대로 사는 교회와 신자들의 모습은 전교에 있어 최상의 무기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한국교회는 전교의 황금어장이라는 호칭이 익숙해져 있다. 밀려오는 예비자도 그렇고, 계속 늘어나는 사제ㆍ수도 성소자들도 상승세에 있는 한국교회의 선교분위기를 그대로 읽게 해 주고 있다. 그러나 놀라운 예비자율, 성소율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신자율은 전체인구의 5%를 넘지 못하고 있다. 아직 우리교회가「전교지역」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현실을 우리는 5%의 복음화율을 통해 직시해야만 한다
전교는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계획과 실천이 따라야함이 정석일 것이다. 계획은 현실을 정확히 파악할 때 가능하다.
실천은 남다른 결심과 각오 속에 이루어 질 수 있다.
신앙인다운 삶, 진정한 크리스찬의 모습으로 우리 모든 신앙인들은 이 땅의 복음화를 위해 다시 한 번 매진을 해야 할 것이다. 전교의 달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새로운 각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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