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의 정국 전망은 「한치 앞을 내다볼수 없다」는 표현으로 대변된다. 어느 누구도 정확히 시국 타개의 묘책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작금의 정치행태를 「마주보고 달리는 기관차」에 곧잘 비유하기도 한다. 마주보고 달리는 기관차의 종말은 그야말로 뻔한 일이다.
너무나 뻔한 이치기에 쌍방이 자칫 잊어버리고 있지 않으면 이 비유가 걸맞지 않아서 인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서로가 정해 놓은 순서하에서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위협하면서 일방적으로 상대방이 양보해 주기만을 바라는 이기심의 소치임에 분명하다.
이른바 「여당의 잔칫상」에 야당의 「재뿌리기」논쟁으로 인해 어느 정도 예상됐던 「6ㆍ10 규탄대회」의 파장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성공회 대성당에서의 집회 계획이 사전 봉쇄에 의해 무산되는 듯하던 「6ㆍ10 규탄대회」는 명동대성당 마당에서 불붙으면서 명동성당과 한국천주교회가 또 다시 주목받고 있다.
명동대성당에서 규탄시위를 벌이던 학생과 시민들은 김수환 추기경과 사제들의 설득에 의해 농성 6일째 해산하면서 일단 마무리되는 듯했으나 이후에도 일부학생과 시민들에 의해 농성은 계속 되고 있고, 근본적인 묘책은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명동 대성당에서의 시위가 주목받는 것은 사제단의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의 진상폭로와 전국적으로 이어진 사제단의 단식 등 일련의 사태와 연결시켜보는 시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민주화를 열망하는 많은 시민들이 농성현장을 바라보면서 제각기 느끼는 감정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을 것이다.
사제단이 명동성당 농성자들을 설득할 때 이야기한대로 교회가 언제까지나 학생들과 행동을 함께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명동대성당에서의 농성 및 시위도 적당한 시기에 종료되기는 했으나 이러한 사태의 연속적인 촉발로 인해 성당고유의 기능이 마비되어서는 곤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시위와 농성은 민주화 구현을 위해 하나의 방편으로 이용돼야하며 평화적이어야 한다. 따라서 그 행위에 있어 질서파괴와 폭력사용은 그 어떠한 미명하에서도 용인될 수 없으며 이를 진압하는 공권력 역시 폭력 사용은 용납될 수 없다.
명동대성당을 비롯한 곳곳에서 전개되고 있는 최근의 「6ㆍ10규탄대회」는 「4ㆍ13개헌 유보 선언」에서 기인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 여당은 최근일련의 사태를 물리적으로만 진압하려는 자세에서 탈피, 겸허하게「민중의 소리」에 귀기울이면서 타개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여야는 어떤 전제조건도 붙이지 않는 실질대화에 착수, 최종결정은 국민의 심판에 따라야 할 것이다. 국민의 의견을 묻고 그 결과에 승복하는 길만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정국의 흐름을 바로 잡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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