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난 5월 25일 오수영 신부님께서 마련해주신 봉사자 피정을 다녀왔다. 이제까지 살아오는 동안 수차례 피정을 해왔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피정다운 피정을 맛보았다. 광안리 은혜의 집에서 3박 4일간 열린 이번 피정에서 나는 참으로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중에서 특히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오신부님과 박문식 신부님의 말씀이었다.
오신부님은 미사 중 강론에서『세계의 모든 인류를 품에 안고 그들 모두를 주님께로 들어올리기 위해서는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넓은 바다와 같은 관용과 이해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하셨다. 이는 바늘과 같은 나의 비좁은 마음을 반성하게 해주는 훌륭한 자극제가 되었다.
『우리의 기도생활이 건조해지고 생기를 잃은 원인은 진정한 의미의 영적 독서를 못하는데 있다』고 말씀하신 박신부님이 계속해서 『사랑하는 연인의 편지를 받으면 하루에도 몇 번씩 더 읽어보는데 영원한 생명의 말씀인 하느님의 사랑의 편지를 종이가 닿도록 되풀이해서 읽지 않는 이유는 주님께 대한 사랑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하실 때는 저절로 고개가 수그러졌다.
매일의 상황이 바빠서 많이 읽지 못하면 단 한줄이라도 매일 읽는 습관을 먼저 붙이자. 그래도 정녕 성서를 읽지 못하겠으면 품에 안아보자.
참된 자유인이 되기 위해 스스로 낮추어 종이 되신 그분께서 나를 애타게 바라보고 계심을 나는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이제 다시 태어난 삶 안에서 바다와 같이 넓은 마음으로 모든 사물을 바라보아야 하겠고 주님보시기에 흡족한, 기쁨을 전달하는 한 도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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