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은 칼 하나를 가져오라고 하였다. 신하들이 왕 앞으로 칼을 내오자 왕은 명령을 내렸다. 『그 산 아이를 둘로 나누어 반쪽은 이 여자에게, 또 반쪽은 저 여자에게 주어라』그러자 산 아이의 어머니는 제 자식을 생각하여 가슴이 메어지는듯하여 왕에게 아뢰었다.『임금님, 산 아이를 저 여자에게 주시고 아이를 죽이지만은 마십시오』그러자 다른 여자는 『어차피 내 아이도 네 아이도 아니니 나누어 갖자』고 하였다. 왕의 분부가 떨어졌다. 『산 아이를 죽이지 말고 처음 여자에게 내주어라. 그가 참 어머니다』 ▶열왕기가 전하는 다윗의 아들, 이스라엘의 왕이었던 솔로몬의 재판은 너무나 유명하다. 父王 다윗이 이루어놓은 토대위에서 하느님께로부터 특별히 받은 지혜와 슬기를 마음껏 펼쳐보인 그의 명성은 하늘을 찌르는듯 했다. 『그와 같은 임금은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다시 없으리라』는 하느님의 축복을 입증하듯 솔로몬왕은 생처럼 솟아나는 지혜를 동원, 세상을 뒤흔들었다. 『나보다 먼저 예루살렘에서 왕 노릇한 어른치고 나만큼 지혜를 깊이 깨친 사람이 없다』던 지혜의 왕. 보고싶은 것을 다 보았고 누리고 싶은 즐거움을 다 누렸던 솔로몬왕이었지만 『사람은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을 보고 다만 그의 앞에서 두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는 깨달음 앞에서 한없이 나약한 자신의 참 모습을 발견한다. ▶『날 때가 있으면 죽을 때가 있고 심을 때가 있으면 뽑을 때가 있다. 죽일 때가 있으면 살릴 때가 있고 허물 때가 있으면 세울 때가 있다』는 저 유명한 전도서의 고백을 통해 우리는 인간 지혜의 보잘것 없음을 고백하며 하느님의 섭리를 겸손되이 받아들이는 솔로몬왕을 보게 된다. ▶혼미를 거듭하며 곤부박질 치던 정국이 최근 하나의 실마리가 잡히면서 안정제로 돌아선듯 하다. 기대와 우려의 엇갈림 속에 모든 촉각과 촛점은 한곳을 향해 집중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솔로몬의 지혜가 모아져야할 때가 아닌가싶다. 아니, 그보다는 지혜의 인도가 바로 하느님이라는 솔로몬의 깨달음이 더욱 절실하다는 게 옳다. 너ㆍ나 할 것 없이 능력의 과시가 지나치기에 하는 말이다. 교회라고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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