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이토록 큰 선물을 거저 주시지 않고 대가를 요구하셨습니다. 미국인부부들 가운데 끼어서 잘 알아 듣지도 못했던 주말강습이었는데 저희 부부에게 우리말로 시작하는「MㆍE주말」을 준비하도록 사명을 주신 것입니다.
여러 달의 어려운 진통을 겪으며 준비해서 1ㆍ2ㆍ3차의「주말」을 지도했습니다. 예수님 께서 말씀하신대로 『아버지를 저버리고 멀리 떠나가 온갖 못된 짓을 다하던 탕아가 아버지 집을 찾아 돌아온 것』같은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날의 저의 죄악이 너무 크고 많아서인지 모든 일이 순조롭지만은 않았고, 늘 걸림돌이 있어서 저의믿음을 다지는 계기가 되게 해 주셨습니다. 바로 2차 주말이 시작되기 하루전날 진천 큰형님 댁에서 오랫동안 병석에 누워계시던 아버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정말 저로서는 결단을 내리기 어려운 순간이었습니다. 밤새도록 잠을 목자고 진중하게 생각했습니다. 아내는『「MㆍE주말」을 포기하고 큰형님 댁에 내려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본당회장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도『그렇게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단순하게 결단을 내릴 수는 없었습니다. MㆍE의 초창기여서 저희 부부를 대신해서 맡아줄 지도부부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루가9, 60>의『죽은 사람의 장례는 죽은 사람들에게 맡겨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 나라의 소식을 전하여라』하신 말씀을 깊이 묵상했습니다.
저는「MㆍE주말」지도의 길을 택했습니다. 결과는 풍성한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 수강부부 모두에게 큰 감명을 주는「주말」이 되었고, 이일이 계기가 되어 큰형님 댁의 식구들이 세례를 받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하느님께서는 병 주고, 약주고, 그리고 기쁨도 주시는 알 수 없는 분이시라는 것을 깊이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귀하게 되찾은 하느님 사랑에 보답하려고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지만 신앙의 깊은 뿌리를 갖지 못한 저였기에 자주 나태해지고 타성에 젖어 형식적인 신앙생활이 되곤 하던 차에 꾸르실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 꾸르실료로 해서 저의 신앙생활은 혁신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꾸르실료에서『신심은 생활이며, 이상이기 때문에 나의 생활전체를 하느님 중심으로 살아가는 크리스찬이 될때 비로소 참된 믿음의 삶을 살게 되는 것』 이라는 말을 듣고, 저의 생활태도를 근본으로부터 바로잡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생활을 개선하는 첫 단계로 제가 좋아하는 술과 담배 그리고 습관적으로 20년 가까이 먹어오던 A P C를 끊기로 했습니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려면 천근이나 되는 듯 몸이 무거워 일어나기가 힘들었는데, 그래서 늘 A P C를 장복해야만 했었는데 결단을 내려 끊는데 성공했습니다. 다음 단계로 기도와 성사의 생활에 충실하고 싶어 서『어떻게 하면 좋겠느냐ㆍ』고 아내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아내는『먼저 자신의 성화 없이는 하느님께 합당한 생활을 할수 없으니 자신의 성화를 위해「묵주의 9일 기도」를 54일 동안 정성드려 바쳐보라』고 권하기에 저는 온 정성을 기우려 묵주의 9일기도를 바쳤습니다. 놀라운 기도의 효과가 있었습니다.
늘 피곤하고 아프고 쑤시는 데가 많았고 그래서 신경질적이었던 제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차분하고 평화로움을 느끼게 되고 신경질과 짜증도 줄어들어 갔습니다. 그 이후로 묵주의 9일기도를 지향 을 바꾸어 가며 지금까지 계속해서 바치고 있습니다.
그해가 마침 교구에서 설정한「전교를 위한 묵주의 기도 1천만단 바치기 운동의 해」였기에 제몫으로 2만단을 바치기로 결심하고 열심히 정말 미친 듯이 묵주기도를 바치는데 열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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