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장애자 올림픽을 통하여 눈물겨운 인간승리의 화제와 함께 그들에 대한 진정한 관심이 촉구되고 있다. 또 얼마 전에는 장애자 편익시설이 설치돼 있는 곳을 표시한 지도가 완성됐다고 한다. 이러한 시점에서 신체ㆍ정신 장애자들에 대한 우호와 우애의 분위기가 성숙되기를 희망한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눈은 둘이고 귀도 둘인데 입은 하나이고 게다가 입술 안에 단단한 이빨이 혀를 둘러싸고 있는 이유는, 자세히 보고 주의 깊게 들은 다음에야 비로소 조심스레 말하라는 하느님의 뜻』이라는 이야기이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사회 와 학교와 가정에 단절의 아픔이 있다면 그 원인은 십중팔구 자세히 보고 듣지 않은 채로 쉽게 말해 버리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렇게 본다면, 귀머거리가 원인이 되어 벙어리가 되는 것이 농아라고 표현되는 것처럼, 분규와 다툼은 진정으로 상대의 의견을 듣지 않은 채 자기의 수단으로 이용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즉 가정, 학교, 사회문제도 진정한 바램을 듣지 않았기에 모두가 공감할 만한 사업이나 정책을 못한 것이 아니겠는가! 학생들의 진정한 바램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제자가 스승을 매도하고 퇴진을 외친다. 기업주가 근로자의 진정한 목소리를 듣지 못했기 때문 에 파업이라는 극단적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부부사이와 부모와 자녀사이에 도 한 두 차례 상대를 소홀히 하다보면 그 오해와 미묘한 감정은 전혀 다른 형태로 드러나고, 자칫하면 가정은 사랑이 없는 여관방이나 하숙방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다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것이다.
교회가 세계성체대회를 앞두고 성체성년을 시작하면서「한마음 한 몸」운동을 주창하고 나선 것은 대단히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헌안, 헌혈, 헌미, 결연, 입양, 기도, 희생, …이 얼마나 단절되고 메마른 이사회에 꼭 필요한『듣는 자』의 모습인가! 교회는 이 운동을 통해서 성체의 신비를 깊게 체험할 것이고, 성숙될 것이며, 초대 교회의 모습을 좀 더 가까이에 두고 연관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더욱 나눌 수 있고 더욱 일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울 것이다.
그러나 신앙인에게 있어서 더욱 교회답게 살아갈 힘을 주는 것은 성체 앞에 머무르려는 노력을 통해서 일 것이다. 성체께서 잠잠히 타이르시는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그리스도의 음성을 들으려 애쓸 때, 교회는 우러나오는『힘과 능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성체의 나눔의 신비는 이웃의 한을 진정으로 들을 수 있을 때 시작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를 듣지 못하면 그리스도를 말하거나 증거 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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