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중앙의료원」은 최근 가톨릭의료기관의 운영이념을 새롭게 설정하기 위한 연구작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본보는 성모병원 관리부장 장덕필 신부가 신학전망 77호를 통해 제시한「가톨릭 의료기관의 이념위원회와 의학윤리위원회 구성을 위한 제언」을 소개해본다. ◇
Ⅰ, 개요
의료체계란 인간생명을 연장시키고 완성시킬뿐 아니라 정신까지도 치유하는 의학적 과학체계이다. 따라서 의료체계는 인간행복을 위한 건강보호에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인간이 태어나서부터 성장하는 동안 건강을 유지하고 마지막 죽음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전 과정이 의료기관이나 병원에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의료기관이나 병원을 생각하면 확실히 의료체계가 의학적 과학기술로 인간을 치료할 뿐 아니라 병으로 말미암아 상처받은 인간의 내면, 즉 정신적인 면을 치유하고 있다고 본다.
더구나 현대는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생활이 향상되면서 건강보호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있다. 경제가 발달한 서구와 미국의 경우를 보아도 경제수준이 높을수록 의료수요도 정비례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의료체계도 비슷한 경향을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의료가 일차적으로 포괄적 일반의료체계였으나, 최근에 이르러 의료전달 체계가 보다 전문적이고 특수한 의료현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경제생활 향상에 따른 의료보험의 영향으로 고급 진료수요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효과적이고 능률적인 의료운영 관리를 위하여 협동의료체계의 한형태인 통합병원체계(Multi-Hospital System)를 이루고 있다.
의료를 전달체계로 볼 때 그것은 국민건강이라는 이유인 문제로 나타날 수 도 있다.
이렇게 간단히 의료체계는 이념적이고 철학적인 가티관을 가지고 운영되고 있는가?
여기에 대해서 의료기관이나 병원은 깊이 반성해보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가톨릭 의료기관이나 병원은 지금까지 어떻게 운영되어 왔으며 의료봉사기관으로서 실천해 왔는가? 의료활동이 설정이념과 얼마나 일치되어 있는가하는 질문은 지금의 가톨릭의료에 있어서 중요한 물음이 아닐 수 없다. 가톨릭 의료기관이나 병원은 우리 사회안에 비영리기관이며 자선의료기관으로 인식되어왔으나 현실적으로 볼 때 설정이념 실천에는 소극적이였든가 아니면 무관심하였는지도 모른다.
이제 가톨릭 의료사업은 현대 의료체계현상에 부응하면서 인간생명과 그리스도의 복음선포를 통한 구원의 역할을 보다 적극적이고 합리적인 의료체계로 변모해야할 단계에 이르고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가톨릭의료기관으로서의 특성과 역할을 공공의료기관이나 개인 의료사업과는 달리 분명한 이념설정과 가톨릭 의학윤리를 준수하는 의료전달자로 사회에 봉사해야할 시대적 요청에 응답해야 한다.
가톨릭의료기관의 특성
1)교회가 세상에 복음을 전하고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며 병자를 치유하는 사명을 갖게 된 것은『예수께서 군중을 기꺼이 맞아 하느님 나라를 설명해 주시며 치료해야할 사람들을 고쳐주셨다』(루까9ㆍ11)는 말씀 때문이다. 또한 예수께서 일흔 두 제자를 뽑아서 앞으로도 찾아가실 여러 마을과 고장으로 미리 둘씩 짝어 보내시며 말씀하시기를『어떤 동네에 들어가든지 너희를 환영하거든 주는 음식을 먹고 그 동네 병자를 고쳐주며 하느님 나라가 그들에게 다가왔다고 전하여라』(루까10ㆍ 8~9)고 하신 복음말씀에 근거를 두고있다.
따라서 이 사명을 계속 수행하고 현실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바로 가톨릭 의료기관의 본질이다.
성서에도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주의 이름으로 병자들을 치유해준 역사적 사실을 치유해준 역사적 사실을 볼 수 있으며. 초대교회로부터 치유봉사직은 존경을 받아왔으며 모든 사람들에게 환영받는 특은으로 인정되어 왔다.
그러므로 가톨릭 의료기관의 설립목적은 하느님 말씀의 선포와 치유 봉사직의 양면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한국의료 체계하에서 가톨릭 의료기관의 위치
우리나라 의료상황은 근래에 와서 의료기관 증설 및 의과대학 증가 또는 의료기관의 유형별 입원 연인원이 5년사이에 급격히 증가하였다. 또한 진료 수혜자들은 양질의 진료를 요구하게 되었으며 의료전달체계도 전문화되고 운영체제도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경제성장에 따른 경제 대형화 추세로 의료기관도 소규모의료기관 체계에서 대형의료기관으로, 전문적 병원형태에서 통합적 의료센터로, 지방병원형태에서 도시집중 병원형태로, 응급처치 병원형태에서 교육적 계획을 실시하는 병원형태(teaching hospital)로 변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986년 한국병원협회의 전국 회원병원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국에 5백19개 병원이 7만5천3백38병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29개의 가톨릭 병원이 6천4백72병상을 보유하고 있다.
가톨릭 병원수는 전체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나 병상 수의 비중은 약 10%정도가 됨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가톨릭의료기관이나 병원이 사회사람들에게 비영리기관으로서 싼값의 진료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으로 봉사하고 특히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영리적 의료기관이나 개인병원에 대하여 가톨릭 이념에 따른 자선과 가난한 자편에 선의제공으로 모범을 보일때 사회의료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더 나아가 모든 가톨릭의료기관과 병원이 결속하고 연합하면 가톨릭의료정책을 국가의 사회 의료정책에 반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 사례로 미국의 가톨릭병원협회(Catholic Health Association, St.Louis)의 활동을 보면 매년 미국의 전가톨릭병원의 지도급 인사들이 모여 같은 가톨릭 이념하에서의 병원경영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또 가톨릭 입장의 의료정책을 국가의료정책에 반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주(州)에 따라서도 가톨릭병원원장 및 행정관들 모임을 통하여 지역의료에 가톨릭의료정신에 따른 의료제공에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3)의료사도직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 교회는 인간생명에 관하여 회칙 등 여러가지 가르침을 발표하였으며,신학자들도 인간생명에 관한 윤리문제들을 많이 다루고 있다. 교회는 특히 교황 비오 12세 때부터 가톨릭 의료사업에 종사하는 의료인들과 행정인들에게 가톨릭의료정신을 구체적으로 강조하기 시작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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