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회는 원래 그리스도교의 종가(宗家)로서 온세상을 포용하는 큰교회이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자본주의 또는 공산주의에 의한 사회 체제들이 생기기 이전부터 있어온 교회이다.
그러므로 가톨릭 교회는 온세상의 문제에 자유로이 대처할수 있고, 아울러 현대세계의 구원에 막중한 책임을 느껴야 할 위치에 있다.
가톨릭 교회의 제2차 바티깐 공의회는 1962년 10월 요한 23세 교황에 의해 개막되고 1965년 12월 바오로 6세 교황에 의해 완결되었다. 가톨릭 교회의「공의회」는 교황을 중심으로 세계의 석학 주교들이 모여 시대의 요청에 따른 교회 내외의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해 토의하고, 문제의 쇄신 및 해결의 원리와 가르침을 결정하는 특별하고도 독자적인 회의이다.
제2차 바티깐 공의회는 교회내의 여러가지 일에 대한 원리들을 새로이 결정한 외에 <현대 세계안에서의 교회의 입장을 밝히고 현대인의 실제 생활분야에 관한 지침들>을 결정한「현대 세계의 사목헌장」을 채택하였다. 이 헌장이야말로 제2차 바티깐 공의회의 특별히 빛나는 성과라고 할수있다. 이 헌장은 그리스도교 신자들뿐 아니라 현대 세계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가치 판단의 지표를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이번에 우리 한국 가톨릭교계에서「제2차 바티깐 공의회 문헌 해설총서」의 간행작업이 시작되었다. 이 총서는 일본 가톨릭 주교단의 적극적인 후원아래 권위있는 신학자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편집위원회에서 평신도계의 원로 지도자인 현석호(요한) 선생이 번역해 전부 여섯권의 총서로 성 바오로 출판사에서 발행하는 것이다.
이 총서중에서 우선 제1권으로 「현대세계의 사목헌장」과「비그리스도교에 관한 선언」이 한데 묶어져 출간되었다.「비그리스도교에 관한 선언」또한「현대세계의 사목헌장」에 맥락이 통하는 것이다.
「사목헌장」의 제1부는 그리스도교적 인간관 및 세계관을 해설해주며 제2부는 현대세계에 대두한 여러가지 중요한 문제들에 해당하는 가르침을 제시하고 있다.
제2부의 내용을 특별히 열해 보면 ①혼인과 가정의 중요성 ②문화발전의 촉진 ③경제 및 사회생활의 지향 ④정치공동체의 사명 ⑤평화의 증진과 국제공동체의 촉진 등으로 되어있다.「사목헌장」본문에서 보면 현대인의 신앙 자세에 새로운 안목을 주는 참신한 관점들이 풍부히 담겨있다. 하느님과 그리스도를 모르지만 선의를 지닌 사람들의 구원문제(89항), 신학교에서 동시대의 여타 학문을 배워야하는 이유(62항), 정치권력의 기원(74항), 정치권력이 공동선을 향해야 하는원리(74항), 수도회와 현세봉사 등 일치안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38항), 평화의 개념(78항), 문학과 예술의 과제(62항), 모든 사람들과의 대화 의무(92항), 이처럼광범한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최선의 가르침들을 가톨릭교회가 베풀고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신자라 하더라도 미사참례와 7성사만 알고, 현실생활에 대한 교회의 구체적인 가르침들을 모르는 이가 있다면 애석한 일이다.
어떠한 보편적 진리도 그것의 실현은 하나의 구체성을 통해 이루어지므로 우리는 보다 현실적 실천인으로서 신앙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같은 현실적 실천에 가르침을 주는「사목헌장」내용을 또한 더욱 심충적으로 이해하고 체계화해 우리에게 들려주는 것이 이번에 출간된「해설총서」이니 이 총서에 대한 우리의 반가움과 고마움 또한 큰 것이다.
다양한 민족으로 이루어진 인류안의 일치와 사랑에 지향하는「비그리스도교 선언」도 또한 그리스도인들이 편협과 독선에 떨어지지 않고 마음 편하게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게 하는 가르침이다.
이 소중한 「공의회 문헌해설 총서」의 발간과 역자의 노고에 거듭 감사와 경의를 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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