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자라도『주여! 주여!』한다고해서 모두 천국에 가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주님의 행적을 따라가야만 한나는 것은 이미 우리 모두의 상식이리라.
지나 6월 14일 「명동성당 학생대피 농성사태」가 절정에 달했을 때 나는 동창회 야유회에 참석해서 고래를 들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었다. 우리가 유원지에 도착해서 막 점심식사를 하려던 터에 가까운 곳에 자리잡은 한무리의 사람들이 성호를 긋고, 기도를 함으로써 주위 사람들에게 가톨릭 신자임을 보여주어 나는 반가웠었는데, 잠시후 그들은 모 유명 스탠드바의 악단을 동원하여 주변을 의식하지 않은 채 고성방가와 춤,
심지어는 음란한 말과 몸짓 등을 하여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그들의 위세에 눌려 우리는 계획된 행사를 제대로 펴보지도 못하고 서둘러 그 자리를 뜨게 되었다.
우리는 세속모임인데도 때가 좋지않으니 연기하자는 강한 주장에 어렵게 실시할 수 밖에 없었는데 소위 종교단체에서 많은 고통을 당하고 있는 공동체의 다른 부분과 같이 아픔을 나누지는 못할망정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쾌락을 즐기고, 좋지 않은 표양을 주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그들에게 묻고싶다.
나는 귀가하면서 그들중의 한사람에게 차라리 성호를 긋지말고, 기도를 하지 말았어야 할 것이 아니었느냐고 힐책하였지만 내내 답답한 심정은 가시지 않았다.
우리 모두의 가슴에 손을 얹고, 깊이 반성해야만 한다. 과연 신자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당부하신 것들을 따르려고 얼마나 노력을 하였는가? 우리는 종교를 세속에 이용하지나 않았는가? 내가 신자임으로 해서 가톨릭 공동체에 고통을 주고있는 것은 아닌지 깊은 성철을 해야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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