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딸은 살림밑천이라고들 한다. 맞는 말이다. 득남 못한 섭섭함을 대신하는 겉치레 인사말로 통용되지만 음미해보면 틀리지 않는다. 딸은 어느 정도 크면 부엌일을 비롯 살림살이를 곧잘 거든다. 아들은 이점에서는 기대난이다. 똑똑한 딸 하나 아들 열 안 부럽다, 또는 아들 열 몫 한다는 말도 있다. 과장법을 동원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어느, 부분에서는 일리가 있음을 느낀다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가 확대되면서 소위「해외 효도관광」도 부쩍 늘고 있다. 내년부터는 해외여행자의 연령 제한이 전면 철폐된다고 한다. 효도관광 대상자는 해외여행 연령인하와는 무관하기는 하지만 해외효도관광자도 그만큼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상당수의 노인들이 유럽이나 동남아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은 견문을 넓히는 중요수단이다 때문에 노년보다는 젊고 활동성이 강할 때 그 효과도 크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은 학생이나 젊은이들은 학교공부와 직업 때문에 해외여행이 결코 쉽지 않다. 반면 효도 관광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노인들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데다가 자녀들의 부모에 대한 마지막 보은(報恩)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딸이 친정어머니를 해외 효도관광 시켜주는 경우가 쉽게 눈에 뛴다. 아들 낳으면 기차나 버스타고, 딸 낳으면 비행기 탄다는 말이 있다. 반 우스갯소리로 상당히 오래전부터 입에 오르내렸다 이 말이 우스개가 아님을 입증이라도 하려는 듯 해외여행이 확대되면서 딸 덕(?)에 해외 여행하는 친정부모가 늘고 있다. 물론아들 들이 효도관광에 무관심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통계를 뽑아본다면 아직도 아들 쪽이 월등할 것이다. ▼아들은 칠 안에 효자라는 말도 있다. 득남의 기쁨은 일주일 정도의 일시적이라는 의미 있는 표현이다. 이러한 남ㆍ여아에 대한 비교표현법의 뿌리는 뿌리깊이 박혀있는 우리네 남아선호(男兒選好)사상에서 비롯된다. 많이 불식되기는 했으나 아직도 고질적인 남아선호 풍조가 없어지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한 임신중절이 늘고 급기야는 남아가 여아보다 많아지는 성별불균형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자연의 섭리에 역행하는 결과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할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