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오랫동안 생명을 누리길 원한다. 바꾸어 말하자면 죽기를 원하거나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사람은 생명을 갖고 태어난 순간부터 언제 닥칠지 모르는 죽음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흔히 건강한 육체를 갖고 깨끗하게 살 수 있는 것도 사람에겐 큰 복이라고 한다.
중국의 진시황제가 영원히 죽지 않는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전 생애를 바쳤다는 이야기가 있다. 죽지 않기 위해 삶의 귀중한 시간을 소비했다면 설령 그 불로초를 손에 쥐었다한들 지나간 청춘은 어떻게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
이처럼 아둔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우리는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자신의 생명이 영원한 것 인양 온갖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재산을 축적하고 돈이면 건강도 살수 있다는 엄청난 착각 속에 빠져있는 정말로 안타까운 사람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
사람은 죽으면 오직 땅 한평만 있으면 된다는 말이 비단 못 가진 사람들의 입에서만 나온 말일까. 공수래 공수거 (空手來 空手去) 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말이다. 이처럼 누구든지 죽은 뒤 제아무리 힘을 써도 자신의 손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11월은 교회에서 정한 위령성월이다. 사람은 태어나면 누구나 죽음을 맞이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뿐더러 이를 거절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을 피할 수 있었지만 우리 사람들을 구원하고자 사람의 모든 것을 취하셨고 죽으셨다. 죽음으로써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神)인 동시에 인간임을 드러내신 것이다.
따라서 우리 신자들은 위령성월을 맞아 잠시 동안만이라도 죽음에 대해 생각하면서 죽음 앞에 의연히 대처하는 자세를 갖추어야겠다. 사람은 언제까지 영원히 살수 없고 누구든지 한번은 꼭 죽음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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