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1백단은 보통이고 2백단을 바치는 날도 여러번 있었습니다. 결국 그 해에 2만 5천단을 봉헌했습니다. 1만단을 바치던 날부터 매일 미사에 참례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럴 듯이 간단없는 기도를 계속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노력은 분명히 나의 힘이 아니고 주님께서 구원받아야 될 안타까운 영혼들을 위해서 제에게 요구하시는 희생이라 생각하고, 일하는 기간과 잠자는 시간을 제의하고는 시간만 있으면 기도하면서 하느님과 함께하는 생활을 하려고 노력 했습니다. 그러나 기도와 성사의 생활을 꾸준히 이어나간다는 것이 말로는 쉽지만 실제로는 정말 온 정성을 기우리지 않으면 안 되는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렇게 한 가지 일에 몰두해서 꾸준히 정신력으로 버티어 온 적이 없었기 때문에 기도하기로 작정한 나의 마음속에는 분명히 내 힘이 아닌 다른 힘이 작용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지난날의 생활이 엉망이었는 데다가 내 몸에 대한 학대로 인해서 건강은 말할 것도 없고 약봉지가 떠날 날이 없었던 나였지만 이렇게 열심히 기도와 성사의 생활에 집착하다 보니 이제는 약이 필요 없고, 식사도 아주 잘해서, 병석에 눕는 일이 없게 되었습니다. 뱃속은 만신창이가 되었을 텐데도 하느님께서는 강철처럼 보호해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하고 계시다는 인식 속에 살아갈 때 이렇듯 기쁘고 마음이 평화롭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저는 매년 기도와 성사, 성서읽기 등의 계획을 세워놓고 실천하면서 살아오고 있습니다. 특히 사순시기 때는 나를 위해 수난하시고 죽으신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에서 매일미사, 십자가의 길, 성체조배를 바치고, 아내를 도와 빨래, 집안청소, 연탄불 갈기 등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화내고, 짜증내는 일, 미워하고 고집부리는 일등을 삼가면서 성령의 이끄심을 따라 사랑의 열매 맺는 생활을 하려고 노력할 때 가정에는 기쁨과 평화가 넘치고,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면서 우리를 사랑해 주시는 것을 깊이 체험하게 됩니다. 주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한없는 사랑에 보답하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지은 많고 많은 죄의 보속으로 헌혈과 이웃방문, 특히 환자 방문을 사명으로 여기며, 또한 중환자를 위한 방문교리를 내가해야할 의무로 여기고 부지런히 달리고 있습니다. 몸이 고단하고 힘들어도 주님께서 주시는 사랑을 생각하고 검사하는 마음으로 일할 때, 가슴 가득히 넘치는 그 기쁨과 보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이렇듯 방문교리를 해 드린 분 중의 한 분으로 66세 된 간암환자가 계셨는데 이분은 복수가 가득차서 제대로 기동도 못하고 어려운 상태에 있었습니다. 몇 차례 방문교리를 하면서 가족 모두와 함께 기도를 드리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분은 부인과 함께 걸어서 성당에 나와 미사에 참례했고, 건강을 회복해서 교리반에서 교리를 마저 마치고 영세 했습니다. 그 뒤로 1년 동안 열심히 성당에 나오시던 중 다시 병세가 악화되어 선종하였습니다. 마침 그 댁을 방문한 날 선종하셨는데 마치 잠드는 어린이와도 같이 고요하고 평화스러운 가운데 조용히 숨을 멈추었습니다. 하느님의 구원의 손길을 깊이 체험하는 사건이었습니다.
또 한 번은 10년 동안 중풍으로 고생하고 계시는 70세의 할아버지가 방문교리를 원하시기에 몇 차례 가서 교리를 가르쳐드리던 중에 이분의 한쪽발가락이 모두 썩어가고 있어서 통증 때문에 잠을 못자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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