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漢醫師)를 불러 보였더니 한방으로는 고칠 수 없고 양방(洋方)으로 치료해야 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병원으로 모시고 가서 진찰을 받았더니 곧 다리를 절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 할아버지 댁 형편이 수술하고 입원시켜드릴 수 있을 가정이 못되기에 통증만이라도 멎게 할 수 있는 약을 가르쳐 달라고 해서 약국에서 약을 구해다가 매일 혈관주사를 놓아 드렸습니다.
30일 동안 경험도 없는 주사를 정성 드려 기도하면서 놓아 드렸더니 썩어가던 발가락이 완전히 나았습니다. 담배도 끊고 열심히 공부하고 기도하시는 이 할아버지는 업혀 나와서 다른 영세자들과 함께 세례를 받았습니다. 2년이 지난 지금도 이분은 건강하시고 얼굴은 평화로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러한 체험을 너무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내 이름으로 청하는 것은 다 들어 주겠다』고 하시고, 또『내가 이 세상 끝 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고 하신 말씀을 체험을 통해 깊이 깨닫고 믿는 저의 생활이 되었습니다.
3년 전 신부님의 지명으로 35세 된 신부전증(腎不全症)환자의 대부가 되었습니다. 이 사람은 병을 고치기 위해 부인과 함께 필사적인 노력을 기우리고 있었고 성령세미나 기도회에도 아픈 몸을 이끌고 열심히 나왔으며 예비자 교리반에도 부지런히 나와서 끝내 세례를 받게 된 것입니다. 성당에 다니기 쉽도록 성당 곁으로 이사까지 했습니다. 저는 자주 찾아가서 기도해 주었습니다. 물도 못 마시고, 소금기 있는 음식을 전혀 못 먹고, 조금만 걸어도 숨을 몰아쉬는 그의 모습을 볼 때, 안Tm럽고 답답한 마음 그지없었습니다. 1주일에 두 세 번씩 병원에 가서 투석 (인공 신장기를 통해 피를 거르는 것) 하며 살아가는 그의 인생이 보기에 너무도 딱했습니다. 본당의 교우들이 찾아가서 많은 기도를 해 주고, 격려도 해 주었습니다. 살고 싶은 욕망에 그는 자기 부모, 형제에게 콩팥 하나를 떼어달라고 부탁했지만 거절당하고 더욱 절망에 빠져 괴로워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생각했습니다. 『주님께서 이 죄인을 지금까지 살려주시고 이렇듯 건강을 주신 것은 나를 들어 쓰시기 위한 것이었구나. 나를 사랑해 주신 그 사랑에 보답해 드리고, 나의 죄에 대한 보속을 위해서도 내가 나서야 되겠구나』이렇게 결심한 저는 대자를 서울대학교부속 병원에 입원시키고 수술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본당신부님께 이 일을 말씀드렸드니『아내와 의논해서 하라』고 하십니다. 저는『이 세상의 어느 아내가 남편이 콩팥을 떼어주겠다는데 찬성하는 사람이 있겠습니까?』하며 혼자 처리하겠다고 하니,『안된다』고 하시며 허락해 주지를 않아서 며칠 동안 거듭 말씀 드렸었지만 끝내 승낙을 못 받았습니다. 병원에서도 담당의사가『이 환자는 이미 때가 늦은 것 같으니 자기 명대로 살게 놓아 주는게 좋겠다』고 하며 수술을 만류했습니다. 나는『그가 죽고 사는 것은 하느님께서 하실 일이고 나는 나의 대자인 그에게 콩팥을 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결국 수술하기로 결정이 되었고 적성검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검사 받는 두 달 동안에 몇 번 아내에게 눈치 채일 뻔 한일도 있었으나 무사히 검사를 끝냈습니다. 수술을 받을 때까지 감기에 걸리면 수술을 받을 수 없다고 해서 감기 안 걸리게 해달라고 간절하게 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병원에서는 뒤늦게 대자가 의료보호환자라 해서 수술을 늦추었고 나중에는 집에 가서 기다리고 있다가 연락 할 때 다시 오라고 했습니다. 그럴 때 저도 수술을 포기 할까 하는 충동도 받았지만 주님의 자비로우신 눈매를 의식할 때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정말 열심히 하느님께 의탁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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