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왕 대축일인 11월 20일부터 제4회「성서주간」이 시작된다. 성서주간은 신자들이 하느님의 말씀인 성서를 보다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마련해주기 위해 지난 85년 설정된 특별주간이다.
한국 천주교회의 최고 장상인 주교단의 이름으로 공식 제정된 성서주간은 부분적으로 혹은 산발적으로 전개되어온 신자들의 성서공부가 교회의 권위 있는 후원을 바탕으로 힘 있게 파급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중요하다 하겠다.
지난 십 수 년 동안 성서읽기, 성서연구 등 신자들의 성서에 대한 관심도는 크게 향상되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성서는 우리 신자들의 일용할 양식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음을 분명한 사실이다. 지난해 보도가 실시한 사회조사연구에서도 신자들의 성서에 대한 태도는 아직 미약한 것으로 진단된바 있다.
성서는 누구나 알다시피 하느님의 말씀이 기록된 책이다. 신자들이 하느님의 말씀이 수록된 책을 읽고 그 말씀에 따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이 당연한 이치를 구체화시키기 위해 주교회의 성서위원회는 제4회 성서주간을 기해 모든 이가 성서를「갖고」「읽기」「살자」는 실천운동을 마련, 모든 신자들에게 권고하고 있다.
우린 신자들이 아직 성서를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바탕으로 우선 신자들이 성서를 갖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첫 번째 실천방안이라 하겠다. 다음으로는 말씀 자체인 성서를 매일 조금씩 이라도 읽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읽지 않는다면 성서는 그 진가가 발휘될 수 없다. 우리 신자들에게 있어 성서 읽기는 매일의 양식이라 할 만큼 중요한 것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특히 성서위원회는 성서를 읽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성서를 삶으로 살도록 권고하고 있다. 우리가 취한 매일의 양식을 삶속에 용해시키고 이를 표출시키는 작업은 성서를 읽는 신자들의 최대의무이기 때문이다.
교회와 신자들에게 있어 막중한 의무를 재강조하고 확인시키기 위한 성서주간이지만 지나간 해와 마찬가지의 아쉬움 속에 맞이해야 한다면 진정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해를 거듭할수록 성서주간의 설정의미나 중요성이 제 빛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우리는 주시해야만 한다. 다시 한 번 지적하자면 성서주간 설정은 아직 우리 신자들의 삶이 성서에 기초를 두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기인하는 것이다. 때문에 한국교회는 성서를 통해 모든 신자들이 성서와 보다 친숙해지고 성서를 생활의 지침으로 삼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계도와 홍보 전략으로 성서주간을 의미 있게 맞아야 할 것이다.
「성서를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라고 지적한 예로니모 성인의 말씀처럼 무수한 신자들을 그리스도를 모르는 우매한 사람들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교회는 성서주간을 두 손 놓은 채로 맞아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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